우리는 은연중에 ‘협력은 개뿔, 무조건 남을 배신하는 게 나한테 유리하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언뜻 생각하면 너무나 맞는 말 같다. 하지만 이는 경제학적으로 볼 때 사실이 아니다. 만약 우리 사회의 가치가 전체적으로 신뢰와 협동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구성원들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혼자 이익을 챙기겠다고 토끼를 쫓는 것보다 서로를 믿고 사슴을 사냥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을 안겨 준다는 점을 말이다.
본문 46쪽(잘살려면 배신하는 게 유리할까? - 사슴 사냥 게임)
에이러스와 시즐먼의 연구는 가격 차별이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소비자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좀 귀찮더라도 꼼꼼히 가격을 비교하고, 더 낮은 가격을 찾아다니는 고객은 가격 차별로 손해를 겪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반면에 바가지를 쓰는 호갱 대부분은 가격 비교를 귀찮아하거나, 더 나은 소비를 위해 애쓸 생각이 조금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현명한 소비자만이 가격 차별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본문 53~54쪽(‘호갱’ 안 되는 법 없을까? - 에이러스와 시즐먼의 가격 차별 실험)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할 때, 다양한 검증과 충분한 검토를 거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문제에 대한 행동경제학의 답은 “천만에요. 사람은 그러지 않아요.”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인간은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쉽게 믿는다. 그래서 사람은 속이기 쉬운 존재다. 유사 이래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인간이 남을 너무 쉽게 믿기 때문이다. …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사기당하지 않을 수 있다. 크레이머 교수는 “신뢰를 조절하는 요령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본문 68~69, 71쪽(사기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신뢰의 경제학)
리처드 탈러의 넛지가 지향하는 목적은 뚜렷하다. 인간은 모든 현상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계산기처럼 정확하게 답을 산출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비효율적인 인간과 비효율적인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누군가가 부드러운 방식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게 넛지의 핵심이다.
본문 198쪽(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은 무엇인가? - 넛지(Nudge))
대다수의 금수저는 오만하며, 법을 지키지 않고, 심지어 나눔의 정신도 부족하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다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이며, 멸시받고 천대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프 교수는 이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강연 제목을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나(Does money make you mean?)?’라고 지었다. … 금수저가 판치는 사회가 위험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금수저의 문제는 단지 그들이 재산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차지한다는 대목에서 끝나지 않는다. 금수저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이용해서 계속 승승장구한다. 결국 그들은 사회 고위층이 된다.
본문 206쪽(왜 사회에서 ‘금수저’가 위험할까? - 모노폴리 실험)
팃포탯 전략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쯤 된다. 이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상대가 공정하게 게임을 하면 우리도 공정하게 상대를 대하고, 상대가 비열하게 나오면 우리도 비열하게 되받아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단지 배신당했기 때문에 열 받아서 보복하는 게 아니라, 보복이 사회적으로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한다는 점이다. …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말이 있다. 공을 세우면 상을 주고, 죄를 지으면 벌을 준다. 상대가 배신하면 반드시 보복하고, 상대가 협조하면 반드시 협력으로 응하는 팃포탯은 그래서 사회 정의를 세우는 매우 훌륭한 전략이다.
본문 237, 242~243쪽(일본군 ‘위안부’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팃포탯 전략)
마시멜로 테스트는 결국 ‘잘 인내하면 성공한다’ 혹은 ‘인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을 하면 성공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빈곤을 연구하는 경제학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부당하다. …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의 사회적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까? 그 답은 바로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능력이었다.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고, 인내고, 만족지연이고 다 필요 없고, 그냥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본문 247, 248~249쪽(‘노오력’을 하면 인생이 바뀔까? - 마시멜로 테스트)
'일상Lifestyle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 Way》_세계적 기업은 왜 기본을 말하는가 (0) | 2019.07.31 |
---|---|
《기다림의 칼》 (0) | 2019.04.17 |
팩트풀니스,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0) | 2019.04.11 |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아름답고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의 시작 (0) | 2019.03.28 |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고령화의 공포를 이겨 낼 희망의 경제학 (0) | 2019.03.23 |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Dollars and Sense (0) | 2019.03.22 |
《원칙》Principles, Ray Dalio (0) | 2019.03.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