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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한국인 아마조니언 12년의 기록

by Retireconomist 2019. 3. 9.



아마존을 다니면서 많은 이들을 만났지만 진정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은 없었다. 직급과 직종에 상관없이 아마존에서 일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거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보지 못했다. 오히려 삼삼오오 모이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피곤한지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당시 팀에는 빌이라는 동료가 있었다. 일도 너무 잘할 뿐더러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고 늦게까지 일하는 그는 내가 보기에 정말로 천직을 찾은 사람같이 보였다. 그런데 하루는 그가 개인적으로 나를 찾아와서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다른 길을 찾고 싶다고 털어놓았을 때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회사를 옮긴 동료들도 몇 년이 지나면 또다시 같은 사이클에 빠지는 것을 많이 보면서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여기게 되었다. 나의 몸과 마음은 주기적으로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당시에 개인적으로 베조스 회장을 만나게 되면 묻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었다. “당신은 진정 행복하신가요?”라고. 


_290~291쪽, [8장 아마존의 가장 큰 가르침, 나로 서기] 중에서 



뼈아프지만 내가 대체 불가능한 사원이 아님을 절감한 이상 아마존의 테두리를 벗어나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했다. 이미 서른에 접어든 시점이라 무던한 노력으로 새로운 패를 만들기보다는 내가 가진 패들을 활용하여 플레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30년간 나도 뭐라도 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아마존의 수많은 천재들보다 잘하는 것이 분명 있을 터였다. 영어가 부족했다면 그만큼 최소한 부족한 정보로 때려 맞히는 눈치라도 늘었을 것 아닌가? 

_300쪽, [8장 아마존의 가장 큰 가르침, 나로 서기] 중에서 


아마존은 절대 관대한 스승이 아니었다. 아마존을 떠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 저녁이 되면 문득 내일 아마존에 출근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후유증을 겪는다. 이내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쉴 만큼 아마존은 나에게 감사한 곳이면서 참 힘들었던 곳이다. 12년이라는 기간이 스스로도 미스터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다녔다. 가끔 주위 사람들이 “아마존 떠난 것 후회하지 않아”라고 묻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는다. 실제로 나에게 아마존 사원으로서 남아 있는 미련은 전혀 없다. 

_320~321쪽, [8장 아마존의 가장 큰 가르침, 나로 서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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