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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160] 금융회사는 '은퇴자산 계산기'를 당장 보완하라.

by Retireconomist 2013. 6. 14.



본 칼럼은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14/2013061400834.html



나는 전자계산기가 주는 결과 값에 대해서는 무한에 가까운 신뢰를 하고 있다. 복잡한 계산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고 정밀하거나 단위 높은 계산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검산을 거쳐도 답에 대한 결과는 늘 같았다.


과거에도 현재와 다름없이 계산기가 답을 엉터리로 내놓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고, 확인을 위해 두 번 계산에서 값이 달리 나오면 내 탓이라 생각하고 손가락을 조심조심 속도를 늦추며 또박또박 누르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대신할 뿐이다. 계산기의 계산 결과는 항상 같은 답을 내는 정확성에 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확성에 편리성을 갖춘 계산기는 계산기의 용도를 넘어서 공학용뿐만 아니라 재무 계산기로 활용되면서 재차 용도나 전문성에 근거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요즘에는 은퇴 계산기라는 새로운 계산 기능이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은퇴 준비에 관련된 계산은 복잡하기 마련이다. 은퇴 기간을 50세 퇴직하고도 30년 이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고, 40대에 점검을 위해서도 80세 수명을 생각하면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은퇴 계산기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 제작되어 배포되고 있다.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결혼 밑천을 만들기 위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적금 적립금 계산을 해보았을 것이다. 5년 뒤에 월 복리 5% 수익률의 금융상품에 가입하여서 세금을 제하고 1천 만 원을 만들려면 매월 얼마씩 내면 될까? 라는 과제가 있다면 은퇴계산기 중 적금 적립금 계산을 선택하고 5, 5%, 1천만 원만 입력하면  눈깜박하기도 전에 149,760원이라는 계산 값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매월 5% 월 복리 상품에 149,760원씩 5년간 내면 세금을 떼고 1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편리하다. 다른 계산을 해보자. 1천만 원 적금을 타서 연 복리 5% 수익률의 상품에 5년간 적립하면 만기에 얼마를 받을 것인가? 세금을 제하고 12,337,342원을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양한 계산 값을 산출해보는 미래가치 계산기는 흥미를 끌 만하다. 오늘 5천 원하는 짜장면이 매년 물가가 1%씩 상승할 때 30년 뒤의 예상가격은 6,739원이다. 매년 2%씩 상승하면 9,056원이 된다. 3%씩 상승하면 12,136원이 된다. 4%면 16,216원이고, 5%면 21,609원이 된다. 물가 상승에 따른 미래가치가 바뀌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의 보편적으로 활용되기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은퇴계산 전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시절이 되었는가. 그런데 막상 사용하기 시작하면 헤어 나오기 힘든 수렁에 빠진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모 보험회사에서 배포한 애플리케이션의 은퇴자금 계산하기를 작동시키면 당신의 인생계획에 현재 나이를 입력하고 은퇴 나이, 예상수명을 입력하도록 한다. 거기에 당신의 현재 생활비와 당신의 은퇴 후 생활비를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냥저냥 상식적으로 또는 상상력을 동원해서 나에게 맞는 은퇴 후 인생계획을 가늠해 보는데, 결정적인 입력 항목에서 손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률과 자산증식를을 입력하라는 것이다. 기본값은 지난 10년간의 평균 물가와 자산증식률을 나타낸 것인데, 물가상승률은 4.5%, 자산증식률은 5.5%로 입력되어있다. 바로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은퇴 자산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적어도 30년 또는 그 이상의 장기간이라는 것이고, 그간의 물가상승률이나 자산증식률은 은퇴자산을 관리하는 전문금융회사가 제시하여야 함에도 과거 10년 치의 평균값으로 대응하는 비전문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계산기 작동은 공학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물가상승률과 자산증식률은 은퇴자금 계산에 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가상으로 은퇴 자산계산을 해보았다. 현재 나이 51세, 은퇴 예상 나이 60세, 예상수명 80세, 현재 생활비 400만 원, 은퇴후 생활비 현재 생활비의 70%인 280만원, 그다음 물가상승률 4.5%와 자산증식률을 기본값이 5.5%를 입력하니 ‘귀하의 은퇴희망 자금으로 답이 나왔다. 은퇴자금 저축 가능기간 10년, 은퇴시점 월 생활비 4,144,683원, 노후생활기간 20년, 노후 생활 희망자금 901,002,646원. 그리고 덧붙여서 귀하가 입력한 정보에 기초하여 귀하가 원하는 노후 생활수준을 위하여 앞으로 매월 약5,802,353원을 10년간 더 저축하셔야 합니다.’ 라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계산 방식에서 자산증식률을 3%로 변경하니 노후생활 희망자금은 1,102,644,912원으로 늘어났고, 매월 저축액도 약 7,890,609원으로 약2백여 만원이 더 늘어났다. 어디에 맞추어야 올바른 방법이 될까?


은퇴자금을 맡기고 장기간 투자 운영 후에 수령하는 것이 은퇴자금인데, 은퇴자금을 유치하여 운영해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자칭 은퇴준비에는 전문가로 자청하는 금융사가 비전문가인 고객에게 자산증식률을 직접 입력해보고 예상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은퇴자산 계산기'를 통해서 하고 있다.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3~40년 후의 물가상승률이나 자산증식률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일반 은퇴를 준비하는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를 자칭하는 금융회사가 과거 10년의 물가상승률이나 자산증식률 경험치를 가지고 은퇴자산 계산기를 보급한다면, 심각하게 은퇴자산을 준비하고자 접근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엉터리 ‘은퇴자산 계산기'를 통해서 불신과 불안이 커질수 밖에 없다. 금융회사는 은퇴자산 전문가라고 자칭하며 은퇴준비 상품을 광고하고 판매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물가상승률과 자산증식률(예상 투자수익률)을 잘 예측하고 이를 근거로 ‘은퇴자산 계산기'에 반영하고 난 후에 보급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퇴직연금 67조원 중 35조원이 은행의 예적금인데 올 1분기 평균 수익률이 1%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은퇴계산기가 예시한 4.5%와 실제 수익률 1%간의 간극이 앞선 계산의 예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특정 '은퇴자산 계산기'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공개된 애플리케이션 거의 모두 그러하니 누구라고 할 것 없다. 금융회사는 ‘은퇴자산 계산기'를 당장 보완하라.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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