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을 매 순간 느낄 수는 없지만, 시간이 변함없이 흐른다는 것을 과학적인 처지에서 보면 매 순간 살금살금 늙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피할 수 없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상황과 연결 지어서 보면 은퇴를 예상하고 인식하기 전에 은퇴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마치 인생의 황금기를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일했던 것에 대한 보상의 기회를 은퇴 후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은퇴 준비는 여러분을 계속 일할 수밖에 없도록 묶어버릴 수도 있다.
위 문구는 미국의 한 재무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그들의 은퇴 연금 광고 상품에 넣은 문구이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베이비붐 세대 인구를 가지고 있고, 경제 대국으로 변함없는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일반적인 시니어의 은퇴 준비 상태에 짚어보고 우리에게 적용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의 가장 큰 재정적인 걱정은 무엇일까?
'은퇴를 대비한 충분한 돈이 없다.'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조사회사인 갤럽이 조사한 결과로는, 미국인의 은퇴 예상 시기를 점점 더 늦추고 있으며 이들의 나이는 1990년대 중반에는 60세였으나 최근에는 67세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65세부터 69세의 일하는 여성 시니어의 비중이 1990년대에는 16.9%였는데, 2000년대에는 19.9%로 늘어나다가 2010년대에는 26.4%로 급증하는 것을 알 수 있고, 70세부터 75세 대상의 조사 내용을 보면 1990년대 8.4%에서 2000년대에는 10.5% 그리고 2010년대에는 13.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같은 나이를 기준으로 조사된 65세부터 69세의 일하는 남성 시니어의 비중이 1990년대에는 27.9%였는데, 2000년대에는 30.2%로 늘어나다가 2010년대에는 35.8%로 급증하는 것을 알 수 있고, 70세부터 75세 대상의 조사 내용을 보면 1990년대 16.6%에서 2000년대에는 19% 그리고 2010년대에는 20.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 노동부 통계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2015년부터 204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는 6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40년에는 전체 인구에 대해서 2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65세부터 70세의 미국인 중 1/3이 아직도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매일 1만 명이 65세 노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65세 이상 노인의 35%가 오로지 국민연금 이외의 수입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통계자료를 보면 50세 미국인 평균 저축액은 43,797달러 (약 5천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인의 36%가 은퇴 준비를 위해서 어떤 저축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30세부터 54세 인구의 80%가 은퇴를 위해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미국의 한 작은 도시 상공회의소 정기 모임에서 '자산관리' 강좌가 서비스로 열렸다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자. 한 광고 문구를 보면 '인생이란 돈이 많이 필요하여서, 준비해야 한다. (Life is expensive, be prepared)'라고 표현하고 있어 역시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알 수 있다. 지난 2012년 9월 4일 LA Times에 따르면 미국에서 어린이에게 주는 용돈은 매주 15달러, 이빨요정(Tooth Fairy, 치과를 뜻함)에 이빨 하나당 3달러를 지급하면 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용은 급격하게 늘어난다. 극장에 갈 때가 되면 영화 표 두 장에 16,24달러를 쓰게 되고, 자동차 기름값은 빠르게 늘어난다.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연간 평균 13,000달러를 쓴다. 물론 등록금은 별도로 들어간다. 대학 비용은 연간 7%씩 늘어난다. 그런데 평균 학생 대출금액은 24,301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3천7백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으며, 이 중 40%는 나이 30세 이전에 대부분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보도 매체인 타임 온라인의 2012년 자료를 통해서 보면 미국인이 태어나서 22세까지 성장하는데 드는 비용을 약 90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휴식을 위해 휴가를 갈 때마다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니 1,180달러가 든다. 거기에 계산에 넣지 않고 은퇴 이후에 닥치는 추정 의료비만 평균 24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인도 예외 없이 돈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또 다른 조사로는 대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크게 다섯 가지를 거론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이들 대학 학자금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비용을 57%나 자녀를 위해 쓴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연금(Social Security)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락한 생활을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세 번째는 '나는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것인데 AARP에 따르면 55세 이상 미국인이 일자리를 얻는데 평균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그나마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다행인지 모른다. 네 번째는 '다른 비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20% 연간 비용이 10만 달러를 넘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수입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물 사는 것을 초과하는 비용은 감당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가끔 뉴스나 자료 또는 분석 보고서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은퇴자에 대해서만 문제가 되는 듯한 분위기에서 갇힌 기분이 없지 않았으나, 조금 일찍 대량 은퇴를 경험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그들의 고민과 문제를 타산지석으로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전세계가 고령화라는 시대적 변곡점에 놓여 있다. 더구나 이와 관련되어 은퇴 준비에 대해서 어떤 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고,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대상도 그리 많지 않은 대세를 인지하고, 한시라도 빨리 나의 앞길에 대해서 면밀하게 점검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 최선으로 여겨진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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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30/20130530013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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