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바빠 책을 읽을 여가가 없다고 투덜거리지 마라. 낮에 바쁘면 밤중에 읽고, 여름에 바쁘면 겨울에 읽으면 된다. (중략...) 도대체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그저 한 마리의 소시민, 무지렁이 밥벌레로 살겠단 말과 같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깊은 밤 불 밝인 책상 앞에서 느끼는 오롯한 행복. 날이 궂어 외출이 꺼려지는 어느 날 문 잠그고 않자 먼지 앉은 책을 털어 펼니는 기쁨을 얼마나 흐믓한가. 한겨울 사각사각 내리는 눈 소리에 겹쳐지는 책장 넘어가는 소리. 세상 어떤 즐거움도 이만 한 것이 없다. 바쁜 일상에 치어, 간밤에 마신 술이 덜 깬 채로 피곤에 절어 시작하는 시간 속에는 이런 기쁨이 없다. (중략...)
책을 왜 읽을까? 하는 속세적 물음에 깨우침으로 답을 풀어낸 책이다. 선현들의 책읽음을 통해서 깨닫게 됨을 아주 편한한 문체로 엮은 이 책은 책을 읽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오로지 일과 연관된 독서에만 집중하고 있는 편협함과 책읽기가 주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감흥을 끄집어내어 독서에 집중하라고 매섭게 충고한다. 무지렁이로 질타하고 소시민으로 전락하지 말라고 충언한다. 인생사의 기쁨에 대해서 다시 깨닫게 해주는 책. 그간의 한가하게 쉬운 책이나 업무에 필요한 절박한 것에만 집중하여 책을 선택하게 하는 나에게는 아주 쉬우면서 읽은 후 성취감마져 느끼게 해주는 책으로 다가왔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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