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적금 등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개인투자자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7.5%의 응답자가 예·적금을 선호하며 투자상품을 선택할 때 원금 보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답이 절반을 넘는 50.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적정금리가 5~6%는 될 것이라는 기대로부터 시작하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예금의 금리는 경제성장 기조가 약해지면서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를 환산하면 저축을 하면 할수록 자산의 순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과연 예금이나 적금이 은퇴 자산으로 맞는 자산 축적의 대상이 되는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1년 전에 저축한 100만 원의 원금과 이자로 1년 전에 살 수 있었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까? 만일 저축한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더 늘어난다면 당연히 저축이 유리한 자산 축적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통장에 찍힌 숫자가 1년 전보다 늘어났다는 최면 효과는 있을지언정 구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차라리 1년 전에 실물로 구매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구매력을 늘어난 이자로 유지할 수 없다면 이자를 새로운 구매 가치의 창출이라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면 일본과 같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지독한 디플레이션이 진행된다면 그때는 1%의 낮은 이자를 주더라도 은행 예금이 가장 좋은 자산 축적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예금과 적금의 낮은 금리와 그에 대한 구매력으로는 은퇴의 재무적 준비에 미흡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 훈련된 실력가라고 선전하던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 투자 상품도 손실을 보게 되니 투자자의 두려움을 줄이고자 궁여지책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원금’이라는 용어로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시에틀 최고의 커피'라는 상표의 커피숍, 시에틀은 '스타벅스'의 본고장이다. 소비자는 어렵다/ 사진. 김형래
적어도 '원금 보장'과 '원금 보존'의 의미는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에는 ‘원금 보장’이란 확정된 용어를 사용하다가 손실이 난 후 금융 회사의 거짓 마케팅에 대해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나니, 그다음에 택한 단어가 바로 ‘원금 보존’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아닐까 추론된다. 금융 관계자의 해석을 빌리자면 ‘원금 보장은 원금 100% 약속하는 것이고, 원금 보전은 원금 100%를 추구하도록 노력하지만 책임지지는 않는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나마 원금 보존보다는 원금 보장이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원금 보장은 구매력이 떨어지든 물가가 오르든 그나마 원금을 찾을 수 있는 심리적 부담은 줄었는데, 원금 보존이라는 묘한 말로 원금 보장과 비슷하면서도 책임은 완연히 다른 용어가 비슷하게 섞여서 통용되고 있다. 그야말로 말장난으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유의가 필요하다. 투자 이익이 물가 상승을 초과하는 경우가 드문 투자 빈곤 시기에 언어유희처럼 만들어진 마케팅 전략을 잘못 이해하고 상심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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