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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187] 국내 최대 요양원의 파산, '허들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by Retireconomist 2012. 2. 8.
멀리 서쪽으로는 인천 앞바다가 보이고, 바로 앞에 손 닿을 듯 송도유원지 가까이에 있는 인천 연수구 동천동 언덕에 위치한 커다란 요양원은 요즈음 입춘을 넘긴 기온이 다른 곳보다 더욱 춥게 느껴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 노인요양원이 있는 이곳은 한겨울 폭설이 만들어 낸 눈사태처럼 쏟아지는 빚 때문에 폐쇄 위기에 놓여 있다.
 
보살핌을 받아온 노인 수백 명은 갈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1977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 노인복지시설로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보살펴온 '인천 영락원' 하지만, 35년 역사의 이 시설은 곧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이다. 병원 신축으로 진 빚이 수백억 원으로 늘어나 복지법인 운영 주체까지 바뀌었지만 결국 빚을 줄이지 못하고 두 손을 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운영비를 보조해 왔던 인천직할시는 회생 지원을 중단하고 노인들을 타 요양원으로 이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것이다. 시설 밖으로 나가게 된 470여명의 노인들은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요양원 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부모처럼 노인들을 수발해 온 요양보호사 역시 한 순간에 일터를 잃게 된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복지시설인 인천영락원은 요양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추가 병원신축에 따는 자금조달의 문제로 인해서 발생된 부가 문제로 인한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 진 것은 들여다보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지난 2006년 7월 노인병원 신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인천영락원은 부도를 맞게 되었다. 또한 2008년 11월에는 장기요양보호법 시행되면서 채권자의 장기요양급여 압류로 장기요양기관 자격이 취소되었다. 이후 인천시는 2009년 5월까지 영락원에 있는 기초수급자에 대해서 보조금을 직접 지불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2009년 4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천지방법원에 회생신청을 했는데,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은 인천지방법원의 인천영락원 회생계획안 폐지 결정에 따른 인천영락원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와 같은 고등법원의 기각결정은 앞으로 인천영락원에 들어오는 장기요양급여 등의 압류가 가능해졌고, 압류가 진행되면 시설 운영자체가 불가능해짐으로 인해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 어르신들을 위해서 일하는 200여명의 직원도 실직자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인천영락원의 부채는 모두 31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부채를 갚지 않는다면 공권력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된 처지에 놓여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서 전국에 있는 많은 요양원과 그곳에서 종사하는 분들도 걱정 어린 눈길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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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싼마르코 광장에 모인 시니어 관광객들, 이들은 마치 '허들링' 하듯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형래]
  
조금 쌩뚱 맞기는 하지만 추운 겨울을 맨몸을 슬기롭게 보내는 남극 ‘황제 펭귄’의 허들링 몸짓이 생각난다. 허들링(Hudding)이란 알을 품은 황제 펭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의 겨울 추위를 견디는 방법을 말한다. 이들 무리는 전체가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계속해서 서로의 위치를 바꾸는 것인데,  기온은 영하 60도, 바깥쪽에 있는 펭권들의 체온이 떨어질 때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는 펭귄들은 서로의 위치를 바꾸므로 추위를 협력과 희생으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안쪽의 온도는 바깥쪽보다 10도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다.
 
추운 쪽에 있는 분들에게는 따뜻한 곳으로 안내할 수 있는 분명한 목적을 제공하고, 따뜻한 쪽에 있는 분들에게는 따뜻한 곳을 양보할 수 있는 배려의 기회를 나누고,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면 고난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부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모쪼록 이번 국내 최대의 요양원 문제가 황제 펭귄의 ‘허들링’과 같이 서로 양보하고 돕고 협력하고 나누어서 노인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요양을 받으실 수 있고, 종사자들도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문제해결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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