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Publication

[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47] 홈인스테드 본사팀과의 만찬 그리고 홈인스테드 기업소개의 시간

by Retireconomist 2011. 9. 13.
Breakfast_01011 
[비교적 근사한 아침. 이렇게 올려놓아도 $10이 훨씬 넘으니, 학생들에겐 호사스럽고 비쌀 뿐이다.]

거기에다 또 사건이 터졌다. 메고 다니는 가방이 돈을 달라고 입을 벌렸다. 완전 태업이다.

My_ripped_Backpack_01012
[잠시 쓸 것이라고 가벼이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고, 혹사한 나의 과실도 문제였다. 미안하다 가방아!]

날마다 무거운 책과 노트북 컴퓨터를 담고 다니던 가방이 드디어 돈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말았다. 처음부터 오마하에 있는 기간에 사용해야지 하는 마음에 가장 값싼 가방으로 골랐었는데, 그 기간을 일주일 남겨두고 입을 벌리고 말았다. 지퍼를 잠그고 가방을 메고 가다가, 신발 끈이 풀려서 허리를 굽혔더니 '와르르' 책과 공책 등 내용물이 쏟아져 밖으로 탈출하는 것이 아닌가? 7주가 지났으니 50일이 되었다. 짧다면 짧은 기반 동안, 이 가방이 망가지도록 홈스테이와 학교사이에 뭔가를 열심히 실어 나른 가방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 가방아, 그동안 수고 많았다.'

Warm_Omaha_01015
[처음으로 '오마하'에 사립학교에 다닐 것으로 추정되는 중학생을 보았다. 이곳의 가방이 무겁게 보인다.]

Warm_Omaha_01016 
[사립학교 학생들의 학습강도는 한국과 견줄 정도라고 하는데 이곳의 교육 열기를 간접 실감하는 순간!]

Warm_Omaha_01017
[저녁 약속 때문에 '홈스테이'에 양복을 갈아입으러 돌아가는 길에 동네 아이들을 보았다.]

홈인스테드 직원들과 이별의 저녁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수업이 끝나고 일찌감치 홈스테이로 향하면서 그 동네 사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을 본 것은 거의 처음에 가까웠다. 교회에서 본 것 이외에는 동네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곳도 학생들이 있구나. 어디를 가나 무거운 가방에 잔뜩 공부할 것들을 매고 다니는 모습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한 날로 바뀌었다. 겨울 점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오마하에도 봄은 오나 보다. 아이들도 귀찮은 듯 겨울 점퍼를 벗어 가방에 걸친 모습으로 길거리에 나섰고, 유모차를 밀면서 운동에 나선 젊은 아이 엄마도 시선에 들어왔다. 오마하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옷을 갈아입으러 '홈스테이'에 들렀더니, '데이빗' 아저씨가 책을 읽으며 반기셨다. 날씨 얘기를 꺼내니, 좋은 날씨가 한 시간내에 아주 험악한 추위로도 바뀔 수 있음을 충고해 주셨다.

홈스테이시니어케어는 내가 겸직으로 일하는 홈인스테드코리아의 본사이다. 오마하에 있다.

내가 오마하에 온 것은 이미 '데이빗 마이넬리'를 비롯해서 홈인스테드시니어케어 (Home Instead Senior Care)  본사 직원들이면 웬만큼이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 미국과 전화회의를 통해서 참여하다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으니 어떤 일인지 물어보았을 테고, 그때 이미 알고 있지 않았을까? 더구나 박 팀장이 오마하에 출장 왔던 시기에 본사에 들러서 회의도 하고 했었으니. 그런데 문제는 떠나는 날이 되니 환송회를 해주겠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즐겁기도 한 일이긴 하지만, 부담 백배 되는 일이다. 졸업논문 발표날짜도 다가오고, 그래도 친절과 관심으로 나에게 베풀어주신 시간에 감사함을 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었다. 내가 쓴 책을 여러 권 준비해갔다.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자리를 같이했다. '데이빗 마이넬리' '앤디' 그리고 '요시노' 부사장 등 모두 다섯 분이 나오셨다. 맛집이라고 골라서 꽤 먼 곳에 식당을 정했다. 식당이름은 '맛집(Taste, 11036 Elm Street, Omaha, NE. 전화 402-884-3175 )' 내비게이션 덕분에 쉽게 찾기는 했지만, 그냥 찾아가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었다.

Farewell_Dinner_01020
[오마하의 아름다운 석양에 취해서 또다시 위험하게 운전 중에 카메라를 들고 말았다.]

Farewell_Dinner_01024
[생각보다 작은 상가 중간에 끼어 있었다. 동네 사람들만 찾아가는 명소라는 얘기인가? 적극 추천한다.]

다섯 명의 환송객에 쌓여서 참으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간의 교육과정 덕분인지, 다섯 명의 미국인에 쌓여서 '비즈니스'에 관한 얘기를 중심으로, 듣고 말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으로 식사가 참으로 맛이 있는 저녁이었다.

특히 내가 쓴 책이 화제에 올랐다. 그림으로만 보여졌을 내 책은 가끔은 사진도 끼어져 있지만, 그 내용이 은퇴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것, 더구나 홈인스테드 시니어케어에 대한 소개를 보고는 그들의 끝없는 칭찬에 머쓱해질 뿐이었지만,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한구에서 그 멀리 배달이 되어 온 책 반절 이상이 홈인스테드 팀들에게 돌아간 것 만으로도 나에겐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야 말로 일을 사명처럼 알고 일하는 열정의 결정체임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 올 때 같아서는 강의가 끝나면 홈인스테드 본사에 가서 인턴 생활이라도 할 작정이었지만, 국제 전문가개발과정의 녹록지 않은 수업때문에 그저 아쉬움으로만 남을 뿐이다.
 
Farewell_Dinner_01025[Farewell dinner with Home Instead Senior Care Global Market Team, Taste, 11036 Elm Street, Omaha, NE]

홈인스테드시니어케어 (Home Instead Senior Care)의 창립자인 '폴 호간(Paul Hagan)' 회장님께서 직접 사인한 책을 선물로 보내왔다. 나와 같은 나이지만, 존경받는 분이니 차원이 다를 수밖에. 더구나 친필 사인이 든 책을 받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형래씨, 홈인스테드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얼마나 간단하면서 친근감 있게 의사를 전달하는가 말이다.


Signed_by_Paul_Hogan_01027
[ '폴 호간'에 직접 사인하여 전달해준 책, 내 이름은 형(Hueng)으로 적혀있다. 한국이름은 어렵다.]

환송 만찬을 마치고는 2차도 없이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한국과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고, 내 적성에 맞는 깔끔한 방식이다.

저녁을 마친 후 양복을 입고 도서관에 들어서니, 몇몇 학생들이 나에게 눈인사를 한다. 친절하고 예의가 바른 이곳 학생들은 양복을 입은 드문 복장의 나를 '교수님'으로 착각했기 때문일까? 어딜 가나 복장이 신분 일부분을 설명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의 걷는 자세도 양복이 잡아주는 모양 때문에 바로 서지 않는가?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양복이 그리 편할 수 없다.

사람이 삶 속에서 부닥치게 될 가장 보편적이고 결정적인 날 중에서 제3의 날이 바로 적응성이 붕괴하는 날이라고 한다. 인생의 갖가지 요구와 의무들을 감당할 사회성과 적응력이 완전히 와해하였을 때를 말하는데, 바로 제3의 날에 대해서만큼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견디어 온 것 같다.

홈인스테드시니어케어 본사 직원들과의 만찬 다음날, 3월 2일. 이틀 치를 몰아서 쓴다.

'요시노 나카지마' 부사장께서 회사를 대표해서 IPD 기업초대 세미나에 직접 참석해서 두 시간 동안 강의를 해주셨다. 아래는 '요시노' 부사장의 강연 장면을 본인의 허락을 받아 녹화한 것이다.

[동영상 1시간 27분: 홈인스테드의 '요시노' 부사장 강의, IPD 과정 중 가장 훌륭한 외부강사였다는 평가]

다소 길고, 한글 자막은 없으나, 뿜어져 나오는 진실과 현장경험 그리고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맞닿을 수 있을 것 같다.

훌륭한 강의를 들었어도, 솔직히 마음은 콩밭에 있다. 오늘이 수요일, 내일은 졸업 논문의 발표가 있는 날이고, 모레는 졸업식이다. 짐도 정리해야하고, 신세진 분들에게 인사를 드려야 할 일도 남아있다.

-----------------------------------------------
[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