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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46] 마지막 예배, 장수사진 전달 그리고 홈스테이의 오마하 스테이크

by Retireconomist 2011. 9. 9.
아침 일찍 월마트를 향했다. 교인에게 장수사진을 인화해 드리러 들리는 것이다.
 
몇 주 전에 봉사차 장수사진을 준비했었지만, '데이빗' 아저씨는 '월그린 (Wallgreen)' 약국에서 사진을 인화하는 것이 친절하다고 그 쪽을 추천했고, '코니' 아줌마는 '월마트(Wallmart)'에 가면 컴퓨터를 잘 다루는 내가 혼자서 값싸게 사진을 인화할 수 있다고 논쟁을 벌이시는 덕분에 확정을 짓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급하고 늦추어서 더 이상 선택에 망서릴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월마트는 한가했고, 생각보다 쉽게 사진을 인화할 수 있었다. 이렇게 완전 자동화에 가까운 시설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하얀 가운을 입은 직원들이 대여섯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월마트'였다.

오마하 한인장로교회에서의 마지막 예배는 그 이전의 격한 감정 기복을 보였던 때와는 달리 안정감을 찾은 내 모습에서 떠나기 위해서 인사를 드리는 모습이기에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준비도 없이 온 타국의 조그만 도시에서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마음을 열고 대해주신 목사님과 교인 여러분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이건송' 목사님께 내가 쓴 '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를 선물로 드렸다. 목사님께서는 아주 담담하게 변치 않는 신앙생활을 주문하셨다.

장수사진의 주인공이신 '김 여사' 부부의 사진을 전달해 드렸다.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를 같이하자며 그렁그렁 하시더니 눈물주머니를 터뜨리시고 말았다. '어쩌나, 이제 이런 모습들을 여럿 보아야 할텐데...' 설날 한복을 입고 세배하던 꼬마들 사진과 가족 사진을 찍은 모습 등 50여 장의 사진을 식당에 내려가서 전해드리니 또 한 번의 축제가 열린 것 같았다.

한 할머니께서 손주의 사진을 들고 달려오셔서는 갑자기 내 가슴을 양손으로 내리치시면서 "못된 놈이야, 이렇게 정들게 해놓고 그냥 떠나면 우쩨? "하시면서 우시는 것이다. 이분에게 그렇게 정을 전해드린 것도 아닌데, 멀찌기서 고향의 한 모습으로 보셨나 보다. 조용한 교회에 파장만 만들어 드린 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이 함께 몰려왔다. 교회에서 교인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돌아오면서 가슴 한 쪽이 먹먹하게 답답한 것을 느꼈다.


[오마하한인장로교회 1층 식당에서 열린 교회 창립 기념식, 조촐하고 따뜻하다.]
 
도서관으로 돌아와 졸업 논문과 발표자료 점검을 위해 정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다치로'와 '오스틴'이 도서관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도 마찬가지로 마지막 한 주를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라 서로 농담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몇 가지 일정을 두고 문서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졸업 논문'이고 또 하나는 졸업 식장에서 나눌 졸업식 송사이다.

둘 다 나의 수준에서는 마무리 되었지만, 교수님들의 마지막 점검 단계를 거처야 하는 것이라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Prepare_Farewell_Speech_01004
['고별사'의 출력본. 3분 내로 소화하기에는 할 말이 너무 많다. 3시간을 지내도 3분 이상을 할텐데]

졸업식에서 발표하게될 '고별사(Farewell Speech)'는 전체적인 내용과 흐름에 있어서는 제대로 되었다는 생각이지만, 문법에 맞는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걸림돌로 남는다.

일요일의 밤과 월요일의 아침은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 '김치' 가 사무치도록 그립지 않은 덕분에 빵과 커피로 즐기는 아침은 상쾌하다.  그리고 아침햇살은 왜이리 강렬한지? 여전히 서늘한 바람결은 오마하에 봄은 오지 않은 듯 싶다. 졸업 논문 발표도 역시 내가 제일 먼저 하기로 했다. 이제 마지막을 향해서 미끄러지듯 순항하고 있다.

Early+Morning_at_UNO_01010 [졸업논문 순서를 정한 칠판, 1-2-3 까지가 전반전, 4-5-6이 후반전이다. 치밀한 작전이 숨겨져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첫 번째 발표를 자청했다. '메리 펫' 교수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첫 번째는 여러 난관이 있기 마련이다. 분위기 파악도 않되고, 시간관리도 어렵고, 긴장도도 높고, 관중의 높은 관심은 실수에 대한 지적도 날카롭고. 그 난관을 나는 즐기고 싶을 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제일 잘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메리 펫' 교수가 지도하는 졸업 논문 발표 순서는 생각보다 치밀했다. '처음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중간 정도에는 긴장도가 떨어지니 다시 한 번 방점을 찍고, 또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게 하면서 마무리 장식은 제대로 된 논문으로 마감한다.' 오마하 시민 봉사자까지 참석하는 졸업논문 발표는 이제 IPD 과정을 마치는 우리들에게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가 제일 먼저 시작해서, '오스틴'이 '은행의 서비스 개선책'을 '다치로'가 '전기자동차'를, '차우'가 '호치민시의 서비스 결합'을, '아바타'가 '일본 경영스타일의 변혁'을, 마지막으로 '셉'이 '아프가니스탄의 핸드폰 회사'를 발표하기로 정했다.

오늘 저녁은 아무리 바빠도 꼭 '홈스테이'에서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 날이다. '오마하 스테이크'

'데이빗' 아저씨가 '오마하 스테이크'를 맛보게 해주시겠다는 말씀을 실천하는 날이다. 그래서 전 과정을 가급적이면 생생한 동영상으로 남길 계획을 잡았다.


[동영상 57분 18초 : 오늘 동영상은 한 시간 가까이 찍었나 보다. 홈스테이에서 준비한 만찬]

Farewell Dinner at Home-stay.

Final_Dinner_22251
['코니' 아줌마의 마법같은 디저트, 사무치도록 생각이 날 것 같다.]

Final_Dinner_22241[이런 음식을 먹고 내 몸매는 어떻게 되었을까? 단 1kg의 변동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마하 스테이크(Omaha Steak)'를 홈스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 마지막 기회. 식사 중 대화가 길어졌다. 익숙함과 멀어지고 친해졌는데 헤어진다는 것이. 그간 정도 많이 들었고, 이곳 생활도 자신이 있어진 이유인 것 같다. 저녁식사시간은 보통 한 시간이었지만, 이날 대화는 세 시간으로 늘어났다.

오는 날부터 떠날 날을 세고 있었지만. 떠날 날이 너무 가까이 그것도 이제는 한 손바닥안으로 들어왔다. 일주일 뒤면, 나는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오늘은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간의 생활을 하나로 묶었다. 사진기를 들고 다닐 처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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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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