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Omaha Epply Airport에 있는 벽면광고의 한 문구입니다. 이 광고를 한 회사는 온라인증권회사입니다. Ameritrade라고 하는. 왜 온라인증권회사가 이 문구를 가지고 마케팅을 할까요? 자산관리 전문회사도 아니고 퇴직연금을 판매하는 곳도 아닌데. 이제 은퇴관련 상품은 특정 회사나 특정 상품에 연관된 것이 아니라 모든 금융회사 모든 금융상품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상당부분은 오늘과 내일의 실적에 매달려 긴 호흡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은퇴 설계는 단지 돈만 준비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단순 발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단순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은퇴 후 '크르즈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은퇴계획을 세운다고 합시다. 좋습니다. 돈이 얼마나 들까요? 3천만원이라고 합시다. 한달에 20만원씩 10년을 적립했더니 은퇴 후 '크루즈여행' 경비가 마련되었습니다. 목적대로 '크루즈여행'을 떠났다고 합시다.

그 '크루즈여행'이 즐거울까요?

절대로 즐겁지 않습니다. 매일 밤 열리는 무도회에 입고나갈 무대복인 '드레스'나 '턱시도'가 준비되어있지 않습니다. 물론 '춤'도 '막춤'밖에 출수 없으니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언어 소통은 문제없나요? 외국인들과 친교하기 위한 외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준비가 잘 되신 것인가요?

은퇴준비는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은퇴 후 골프를 즐기자고 65세에 은퇴해서 골프를 시작하면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줍니까? 재무설계와 함께 비재무설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많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일용근로자처럼 그저 오늘과 내일 실적에 급급해서 모레 정도의 일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에 그저 남이하면 따라하겠다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은퇴 재앙이 금융회사에게도 덮쳐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텐데. 제발 모레 정도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은퇴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