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수다]라는 오락성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늦은 방영시간이 퇴근시간과 맞아 떨어지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 다들 문법이 완벽하거나 막힘없이 한국어를 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왜 영어에 대해서 그만큼 당당하지 못할까?
우리 능력이 그들보다 엄청나게 부족하거나 지적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내가 경험 끝에 찾은 답은 바로 ‘두려움’이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들 앞에서 영어를 하기에는 자신의 영어 실력이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다.
안타깝게도 바로 이 ‘두려움’에 의한 영어 공포증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우리보다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나라 사람들보다도 발언을 당당하게 하지 못한다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갈수록 개개인이 국제무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언제까지나 무대 뒤에 숨어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무대 앞으로 나와야 한다. 무대 앞으로 나오려면 공포증을 없애야 할 텐데, 그렇다면 이 공포증은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가 영어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가 영어라는 외국어 자체라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 예로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의 어떤 대학 강의실을 가 봐도 학생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학생 한 명 한 명이 독특하면서도 기발한 생각을 내놓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그럴싸한 견해나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망설임 없이 말하는 자세,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 그들은 남에게 끌려 다니면서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것을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자기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까지 제3자가 공식적으로 소개를 시켜주기 전까지는 처음 보는 사람과 말을 나누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면, 커피숍이나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콘서트 현장, 공원 벤치와 같이 가지각색의 장소에서 사람들이 만나서 인사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데 망설임이 없으며, 또한 대화의 소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일상적인 소재와 같이 가까운 데서부터 찾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하는 게 어렵지, 말문을 트고 나면 그 다음은 생각보다 쉽다.
좀 더 용기를 내자. 일상생활에서 대화 콘텐츠를 발굴하면서 거기에 맞는 영어표현을 내 것으로 만들자. 일단 시작해서 자신감이 생기고, 게다가 좋은 매너까지 갖춘다면 나 자신이 바로 ‘일등상품’이 되는 것이다.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도 안다. 그리고 영어는 외국어일 뿐이다. 영어에 주눅이 드는 것은 단지 '두려움'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여기는 미국의 동부도시 네브라스카 오마하.
서울에서 대한항공의 직항이 없어서 시카고까지 12시간30분동안 쉼없이 달려갔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오헤러 시카고 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를 타기위해 혼자서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다시 버스만한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고 1시간30분이나 남향을 해서 도착한 곳 오마하.
어디를 둘러봐고 주변에 한국어를 하고 싶어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동양인조차 아무도 없다. 내가 도착한 공항에 도착한 직후, 공항에는 "오렌지 경고"가 발령되었고, 오랫만에 내 몸집에 두 배나 가는 세퍼트를 끌고 공항 경찰들이 삼험하게 공항 내부에서 검문 검색을 시작했다. 난 나중에 도착하는 CSO를 기다려야 했다.
오마하 공항 내에는 동양인이라고는 나 밖에 없었고, 두 경찰이 멀리서 나를 유심히 감시하는 듯 싶더니, 나에게 성큼 성큼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내 몸집만한 가방과 또 하나의 가방. 그들도 입지 않는 양복에 넥타이 그리고 버버리 코트까지 입고 있는 나에게.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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