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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예수님도 나귀를 걷어차지 않으셨답니다.

by Retireconomist 2016. 12. 27.

구약성경에는 발람(Balaam) 선지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발람이 나귀를 타고 길을 가던 중 그의 나귀가 갑자기 멈추었을 때, 그는 나귀를 저주하려는 잘못된 사명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발람이 아무리 채찍질을 하여도, 나귀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나귀 없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귀를 심하게 두들겨 패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구약성경 민수기에 나오는 발람이 나귀를 치는 장면을 그린 성화입니다. 천사가 나타나 그를 막습니다.



이는 공포와 협박으로 지배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마침내 나귀는 "왜 나를 때리십니까? 나는 당신의 나귀가 아닙니까? 오늘날까지 당신은 나를 줄곧 타고 다니셨는데 내가 언제 주인께 이런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라고 울부짖었습니다. (민수기 22: 30)


이때 천사가 발람에게 말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너는 네 나귀를 이렇게 세 번씩이나 때렸느냐? 너는 지금 내 눈에 거슬리는 길을 가고 있다. 나귀가 나를 보고 세 번이나 피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나는 나귀만 살려 주고 너는 이미 죽였을 것이다." (민수기 22: 32~33) 그리고 천사는 떠났습니다. 나는 발람이 돌아가는 길에 내내 발람이 나귀에게 입맞추었을 것이라고 상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다른 길을 보여 주기 위하여 반대하시는 때와 용기를 시험하시는 때 사이에는 명백한 선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폭력을 사용한 경우에는 하나님이 당신의 반대편에서 계시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하고자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디선가 천사가 길을 가로막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때 당신은 나귀를 때리지 말아야 합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꽃 향내를 맡고 당신의 행로와 사명을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을 체포하러 왔을 때, 베드로는 방어본능으로 대규모 폭력에 대비할 준비를 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말로라는 이름의 대제사장에 속한 종의 귀를 잘랐습니다. (요한복음 18: 10) 이때 예수님은 체포를 모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로마 군대가 계획의 일부임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는 그 로마 '나귀'를 발로 걷어차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때가 되었음을 아셨던 것입니다.


자동차의 타이어에 펑크가 나 비행기를 놓친 일, 약속을 어겨서 프로젝트의 일정을 연기하게 된 일, 우리에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공무원 등 이러한 모든 일들은 우리가 알아 차리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위험에 빠지지 않게 막아주는 '나귀'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진리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 때 오히려 당신은 진리에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 지상의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할 때는 그곳이 가장 위험한 장소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타고 있는 나귀가 갑자기 움직이기를 거부할 때 나귀를 걷어차지 말아야 합니다. 내려서 길에 천사가 서 있는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 나귀가 당신의 생명을 구해 줄지도 모릅니다. 나귀는 결코 아무 소리도 듣지 못 하는 귀머거리가 아닙니다.


예수님도 나귀를 걷어차지 않으셨답니다.




발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뒷 얘기를 추척해 봅니다. 


민수기 24장 이전까지의 발람은 하나님의 선지자요, 대변인이었습니다. 그는 올바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올바른 길을 버리고 샛길로 새고 말았는데 “불의의 삯을 사랑한” 까닭이었습니다. 시작은 좋았다가 끝을 망친 경우입니다. 시작을 올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옆길로 새지 않고 그 길을 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발람은 시작은 잘 했다가 마지막을 올바르게 장식하지 못했습니다. 발람은 이스라엘 민족이 미디안을 정복했을 때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그의 죽음을 기록한 여호수아 13:22에는 그를 더이상 “선지자”라 부르지 않고 “점쟁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발람은 하나님의 대변인이자 선지자로 시작했다가 끝에는 하나님의 원수, 점쟁이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스스로만 하나남의 자녀로 생각하는 발람이 이 세상에는 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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