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로서 그림을 본다면 매력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관심 있어 한 점 사 놓았는데, 어느 날 미술관에서 팔지 않겠느냐고 물어와서 가격을 확인해 보니, 많이 올랐더라." 흔한 얘기는 아니지만, 그림을 많이 접하는 분들에게 있어서 전혀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로서 그림을 접하게 되면 그림이 가진 본래의 감성을 잃기 쉬우므로 어떻게 즐거움을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그림에 대한 가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림 가격은 크기에 따라서 정해진다. 예술 작품을 크기로 정한다는 익숙지 않은 발상이기는 하지만, 22cm X 15cm. 이것 만은 알고 그림의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우선 이 22cm X 15cm 크기를 1호라고 한다. 따라서 그림의 가격은 면적당, 즉 1호 면적당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그림을 전공하고 남들에게 팔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을 그린다는 신예작가는 호당 가격이 5~6만 원 선이다. 이 수준부터 상업작품이 가격을 형성하기 시작하는데, 경력과 판매 등을 통해 작가의 작품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가격을 형성한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유명 작가의 작품은 호당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 사진설명 : 오마하 조슬린 박물관에 전시된 한 작품, 전시기획자에게 그림 값을 물었지만, 값이 없는 그림이란다 / 시니어파트너즈 제공
어떤 작가의 그림이 좋을까? 작가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그림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작가의 그림이 외국시장에서 반응이 있었다면 더더욱 관심을 둘 만하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외국에서 더 인기가 있는 작품을 우리나라 작가가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 시장의 흐름과 작가의 작품 경향을 꾸준히 파악하고 정보를 관리함으로써 판단력을 높여가는 것은 스스로 그림을 통한 잠재적 투자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미술시장의 흐름을 알아내고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현대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들은 미술사를 비롯하여 학문적인 전문성을 키워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중적으로 판단 받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동료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을 전시 기획하는 사람과 그림을 소장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한 몫이 된다. 왜냐하면, 작가는 그림에 집중할 뿐, 시장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기 십상이고, 그림을 소장하려는 사람도 안목을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뉴욕 여행을 갔다 온 분들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세 군데의 미술 박물관을 다녀온다. 그중에 하나가 매트 (MET,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오브 아트), 구겐하임 미술관 그리고 모마 (MOMA, 뮤지엄 오브 모던 아트)이다. 그러나 이곳을 관광객으로 다녀왔을 경우, 그저 그림은 관광 상품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관광객으로 갔을 뿐인데 그 그림 하나가 맘에 들어서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면, 분명히 그분에게는 그림의 가치를 이해하는 분이고, 그 감각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면 투자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감상이 단순히 시간 소비 방안이 아니라 즐거움의 시간이라면 투자의 눈을 키워 볼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저 마음이 가는 그림 한 점을 추천받아 거실에 걸어놓고 감상을 하다가, 몇 년 뒤에 되팔라'는 미술관의 연락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더라도 좀 더 시야를 넓히는 것도 은퇴를 위한 재테크의 한 범주로 생각해 봄직 할 것이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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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30/20110330006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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