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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065]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고객 경제교육부터 실시하는 것이 옳다

by Retireconomist 2011. 7. 29.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매출액 또는 손익의 일정부분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환원함으로 상생의 의지를 표시하는 것이 거의 일반화되었다. 유럽 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관세가 내렸음에도 가격을 이전보다 올리는 배짱 좋은 명품 판매 회사들이 사회공헌 활동이 미미하다는 내용으로 언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사회 공헌 활동이 재차 강조된 적이 있다.

이제 사회 공헌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은 준엄하고 적극적이다. 최근 언론은 명품업체 중 하나인 L사를 겨냥해서 포문을 열었다. 보도 내용을 보면 'L사의 한국법인은 국내에서 소비자 영향력이 큰 대형 업체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도는 전무해 '얌체 기업'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이다. L사의 한국법인이 낸 기부금은 국내에서 거둔 매출 중 0.01%인 5,855만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회사 중 C사는 지난해 3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기부금으로 1만원을 내놓은 것으로, 이탈리아 대표 명품 기업인 또 다른 C회사도 사회 환원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금감원 공시 자료를 인용해서 지난해 C그룹코리아가 낸 기부금은 3,728만원으로 매출액 2,730억원 대비 0.0136%에 불과하다며 싸잡아 맹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공헌이 거의 의무와도 같이 기업들이 거역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오래전부터 추진되어 왔고, 이제는 정착 단계를 넘어서 전문가 수준을 넘보고 있을 정도로 고도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 금융사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말기암환자의 말벗, 산책 보조, 농장 일손 보조,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의 목욕보조 봉사 등 단순한 금전적인 공헌을 넘어서 전체 직원들이 발벗고 직접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인류애가 넘쳐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 수준의 깊이와 넓이는 세계적인 수준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렇게 금융회사들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서 고객 신인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도덕 불감증이라며 지속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심지어는 고질적이고 치유 불가능을 염두에 두고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겠다는 감독당국의 근절책이 끊임없이 나올 정도로 불완전판매는 오랜 기간 고객과 금융회사의 관계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완전판매와 사회공헌을 연결지어 생각해볼 때, 그 방법으로 고객 경제 교육을 권하고 싶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말기암 환자의 말벗이 되는 일은 생소하며 전문적인 업무영역도 아니다. 그래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칭찬을 받는 뉴스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고객에게 상품을 완벽히게 설명하고 교육시키는 일은 본업이면서 책무이기도 하다. 이어 설명하자면, 금융회사 직원의 완벽한 사회 공헌 활동 중에 하나는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상품을 제대로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업에 충실하는 것, 제 할 도리를 다하는 것도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본업에 충실하지도 못하면서 다른 전문영역을 기웃거리는 것을 통해서 높은 평판을 얻으려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가 하는 것이다.

모 증권사와 공동으로 '시니어 트레이딩 학교'를 진행하면서, 과정에 참여한 시니어의 거의 대부분이 주식투자의 실패를 한 두번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지식을 올바로 배운 적이 없다는 불만섞인 얘기와 실적 달성을 위한 상품 권유, 고객을 영업의 목적 달성위해 짧은 설명,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 수 많은 날인, 그 수 많은 날인을 위해 직원들이 기계음에 가깝게 설명을 친절하게 이어갔지만,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를 알아 들을 수 없었다는 경험담들을 들었다.

▲ 금융회사와 공동추진하는 시니어 트레이딩 학교의 수업 장면,눈높이 교육으로 효과 높고 반응도 좋다

캔들차트을 보고 고가, 저가, 고가와 종가도 구분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골든 크로스가 무슨 의미가 있고,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물가와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인플레이션 헷지가 왜 필요한지 알 턱이 있겠는가? 불완전판매는 상품 가입시 창구에서 영특한 창구직원의 5~10분만에 치루어지는 속성 설명으로 고객의 경제 지식의 수준 극복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워낙 불완전판매를 단속하고 감독한다고 하니, 금융회사 직원들은 철저하게 고객의 날인을 받는다. 이렇다보니 고객은 날인하라고 하는 자리에 날인하지 않고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불완전판매에 관한 민원이 발생되더라고, 금융회사는 고객의 날인 사실을 근거로 금융회사는 완전판매를 주장할 근거를 만들어 놓았기에 문제발상시 대비는 된 셈이다. 그러나 경제 지식이 부족한 고객으로서는,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그 상품이 직원의 실적 제고를 위해 유리한 상품인지? 나에게 맞는 상품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날인의 절차'를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이해하시죠?"를 연발하는 직원의 독촉을 "모르겠는데?"로 피할 수는 없다. 본인의 경제 지식 부족을 창구 직원에게 토로하기가 쉽지 않다. 창구에서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문용어를 남발하면서 연사의 지적 수준을 자랑하는 대규모 투자 설명회에서 고객의 금융 지식을 높이는데는 역부족이기 쉽다. 불완전판매는 판매 직원이 날인을 받지 않아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금융회사 직원 수준의 경제 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일수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객에게 경제 교육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밖에는 없다. 고객이 거꾸로 상품을 설명할 정도가 되어야 완전판매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내 고객에게 금융 상품을 완전 판매도 하지 못하면서, TV 화면에 그럴싸하게 나오는 장면 연출을 위해 올 겨울에도 변함없이 고지대에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통해 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 묻고 싶다.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대한 경제 교육 시행은 기본 업무임과 동시에 다른 사회 공헌 활동보다도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일임에 틀림 없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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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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