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라온 기사 중에는 언론사에서 취재하고 공신력을 갖춘 기사도 있고, 근거도 없는 개인의 블로그에서 눈에 끌리는 제목을 발췌한 미끼성 기사도 있고, 이른바 '해당업체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정보'도 있다. 판단은 독자의 책임일 뿐이다. 그래서 진위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어렴풋한 과거의 기억에 비추어 그것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일관성있게 좌로나 우로 흐르는 신문을 통해서 판단하기도 역시 쉽지 않다. 독자들은 이래저래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그만큼 판단하기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고 문제이다.
최근 저축은행의 부실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금융기관을 선택하고 거래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금융기관에 대한 무한 신뢰를 의심할 수 밖에 없어진 셈인데, 이른바 금융위기 때 우리가 크게 고통스러웠던 '대마불사'의 신화가 무너졌던 기억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음이 부실을 반복하고 있는 금융기관과 마찬가지가 된 셈이다.
상조회사에 대한 서민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데, 공정거해 위원회를 비롯한 소비자의 권익을 다루는 곳에서의 대응이 형식적이고 미온적이어서 불편한 심기를 금할 수 없다.
한 보수언론에서는 기사를 통해서 모 대규모 상조회사의 경영실적을 평가하면서 2009년에 이어서 2010년에도 적자가 계속 늘어난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인용해서 보도했지만, 상조회사 중 한 곳은 비즈니스 정보라는 명목을 바로 다음날 같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인용해서 공신력을 높이는 객관적인 자료 중에서 매출액 증가만을 표기하여 마치 회사가 긍정적인 미래를 보이는 것처럼 설명하면서, '상조업체의 재무 리스크는 더욱 감소하여 소비자들의 안정적인 장례가 이루어질 듯으로 보여진다.'라고 마무리하고 있다. 두 가지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렇다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날마다 찾아다니며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고, 전문가도 아니면서 금융소비행위를 하면서 금융전문가만큼의 지식과 정보를 확보 할수도 없는 일이다.
문제는 2011년 5월 말 기준으로 상조업체의 수는 300개에 이르고 가입자수는 355만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해 5월말의 275만 명 대비 80만명이나 늘었고, 증가율을 보면 29.1%에 이른다는 것이다. 전국민의 1/10 가까이 상조 회사의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통계이다.
상조업체들이 고객에게 받은 불입금은 2조 1819억원에 이르며, 이 중 20.6%엔 4,494억원을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해 은행에 예치하거나 공제조합에 넣어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9.4%의 불입금은 어디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소비자들이 일일이 그 운영상태를 확인하고 가입하고 거래할 수 없는 일이다.
"상조업체 회원으로 가입할 때는 등록된 업체인지, 재무 상태가 건전한 업체인지 등을 공정위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고 나서 가입하는 게 좋다."라고 말한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소비자가 어떻게 이 업체가 건전하고 이회사가 부실한 것인지 알 수 있나?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상조회사의 영업직원이 있을까? 숨지기 않고 모든 것을 알려주는 영업직원이 있다면, 아마 영화를 만드는 시나리오에나 나옴직한 일일 것이다.
"작년에 접수된 605건의 상조 관련 소비자 불만 사항 가운데, 중도 계약 해지를 거부하거나 환급을 늦추는 사례가 48%로 가정 많았습니다. 그러니 고객께서 가입 후에 중도 계약 해지를 거부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입하시겠습니까?"라는 정보를 제공할 상조회사 영업직원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기관 또는 유사 금융기관은 신뢰를 기반으로 고객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또 소비자는 그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영업직원의 설명을 들으려 하는 것이다. 영업직원이나 모집인은 소비자에게 상조 상품을 팔아야 모집 수당을 받고 그것이 생계유지의 방편이 된다는 것은 소비자도 알고 있다.
그러나 상조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상조회사의 경영부실이 해소되었다는 정보도 얻을 수 없고, 그 중에서 당신이 가입한 상조회사의 경영이 부실하니 추가 불입도 하지 말고 가입을 해지하라는 그 누구도 사전 경고해주지 않는다. 10대 대형 상조회사 중에서 2년 연속 흑자를 본 곳은 3개 회사 뿐이다.
상조서비스는 누구에게는 닥치지 않을 수 있는 의료 보험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꼭 다가올 죽음이라는 숙명에 관련된 필연적인 재무위험을 감당하고자 준비하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성을 받드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로서 상조회사는 여전히 미스테리 중에 하나이다. 모두 다 건실한 회사가 아닌 것만을 알고 있을 뿐, 이곳이 부실한 곳인지는 감독당국도 꼭 집어서 이 상조회사는 피하세요 라고 말할 용기도 의무도 회피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와 만나는 영업사원이나 모집인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양심만을 기대할 뿐이다. '양심'에나 의존해야 할 만큼 상조회사에 대한 불안감과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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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7/14/2011071401905.html
시간이 지나면 콘텐트의 중요도도 떨어지고 관심도 멀어지고 새것에 밀려 자리를 내어 줄 수 밖에 없다. 단지 하나의 칼럼인데, 이렇듯 여러 페이지에서 노출이 되고, 주제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결국 '콘텐트'에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 아침에 신문에 매달려 시간을 잠시 보냈다. "목 마르오~ 물 좀 주소"하고 노래하던 가수 한대수씨의 글이 실린 신문을 보았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내 칼럼에 바로 붙어서 나온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우연이긴 하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감사드려야 할 토요일, 아내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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