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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103] 믿고 시작했다면 끝까지 믿어봐야 한다

by Retireconomist 2009. 5. 29.

한 내과의사 선생님께서 털어놓으신 환자치료의 고민 말씀이 생각납니다.

 "한 시니어 환자 분이 병원에 오셨습니다. 혈압계로 측정을 해보니 여지없이 높은 혈압이 나타나서 혈압강하제를 처방했습니다. 식사 및 운동요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혈압강하제를 처방하고 하루 한 알씩 드셔야 한다고 복용방법도 알려드렸지요. 그리고 한 달 뒤에 다시 병원을 방문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친절하고 평범한 대화문에서 무슨 고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나요? 그리고 우리는 한 달 뒤에는 호전된 혈압측정치가 환자와 의사간에 화기애애한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한 달 뒤, 두 사람의 재회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 달 뒤에 그간 치료결과를 확인하고자 방문한 환자분이 혈압을 재곤 "아니 당신 유명한 의사라고 해서 먼 길 어렵게 찾아 왔었는데, 왜 혈압이 내리지 않는거야?"라는 고성으로 항변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한 달간의 치료결과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지요. 한 달간의 치료 투약결과 협압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처방이 잘못되었을까요? 아니면 진단을 잘못한 것일까요? 이도 저도 아니라는 것이 어렵사리 환자를 진정시키고 나서 그간의 얘기를 들어보고 확인이 되었답니다.

 "약은... 뭐 가끔 빼 먹었지뭐. 어찌 매일 먹는다는 것이 쉽간디?"
"그렇가면 일 주일에 몇 번 정도 드셨어요?"
"글씨... 하루 건너씩 먹었을까... 그래도 항상 생각은 있었어!"
"네~? 그러면 이틀에 한 번꼴로 드셨다고요?

 당연 의사 선생님은 복용횟수에 놀랐지만, 약을 복용하지도 않은 환자분도 머슥해지는 대목입니다.

 의사 선생님의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약을 50%밖에 안드시니 약을 두 배 처방해 드려야 할까? 아니지 그렇다고 다 드시면 큰 일이지. 그렇다고 지난 달처럼 처방을 하면 이틀에 한 번 드실테고 그러면 혈압이 내려가지 않았다고 큰 소리 치실텐데."

아무리 유능한 의사선생님이라도 환자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어찌 회복할 수 있겠습니까?

이 내용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착실하게 재테크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일들이 너무도 유사하게 발생됩니다.

 재무설계를 하는 금융기관의 직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정보를 가지고 고객을 위한 재무설계를 수립합니다. 고객은 현명하고 체계적이 재무설계의 개발을 기대합니다. 재무설계사는 상담을 통해 다양한 양적 목표를 설정하고 성실성과 전문지식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정 중에 평가손실이라는 것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투자실패로 인식하고, 그 책임을 오로지 재무설계한 금융기관의 탓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평가손실이 나게 되면 이러저러한 이유를 찾아보기도 합니다만, 어떤 이는 재무설계하는 금융기관의 직원이 오로지 그들의 인센티브(일종의 보너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객 중심의 재무설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예측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평가손은 결코 최종 결과가 아닙니다. 과정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과정을 결과로 인식하고 순간순간 분노하거나 재무설계자를 교체하거나 하는 경솔에 가까운 행동으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직원과 고객이 서로 믿고 의지한다면 그 결과는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처럼 말입니다.

 서로 믿고 의지해야만 성공한다는 것이 재테크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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