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20만원 일자리는 은행에 14억4000만원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서울시 광화문 조선비즈 회의실에 4명의 장년층 고용 전문가가 모였다. 장년층 고용정책을 직접 만들고 있는 김윤태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였다. 4명의 전문가는 두시간 동안 진행된 '4060 인생설계 간담회'에서 장년층 고용 현황과 정부 대책, 개선점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 ▲ 왼쪽부터 이윤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김윤태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장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래 상무는 "은행 이자로 한달에 120만원을 받으려면 1% 금리를 가정했을 때 14억4000만원이 통장에 있어야 한다"며 "그만큼 월급을 정기적으로 받는 일자리가 노후를 대비하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노후 대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실한 한국에서 장년층 일자리가 가지는 중요성이 더 커진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18%가 아직 노후자산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나마 노후자산의 30%는 예금이나 적금이었다. 초저금리 시대에서 예적금은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이윤학 소장은 "100세 시대라는 가정 하에 60세에서 100세까지 40년 동안 1인당 평균 지출액이 4억8120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각종 연금을 계산하면 3000만원 정도의 개인 자산만 있어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매달 월급을 받는 일자리가 있다면 저축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노후 대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김 상무는 구체적으로 장년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들을 제시했다. 영유아 안전장치 설치자, 마을도우미 등 은퇴한 장년층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김 상무는 "장년층이 할 수 있는 일을 미리미리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선규 대표도 "최근 중장년층 재취업 시장의 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미리미리 이직과 은퇴 후 재취업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윤태 과장은 장년층 일자리 사업의 활성화를 약속했다. 정부는 생애설계서비스 지원사업, 이모작 지원사업 등을 장년층 일자리 대책으로 내놨다.
김 과장은 "이모작 지원사업은 퇴직 전에 미리 재취업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사업인데 당초 목표의 8분의 1 수준인 250명 정도만이 신청했다"며 "문제점을 찾아 내년에는 사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0/20150910026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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