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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드라이브》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by Retireconomist 2015. 8. 13.




“경제적 인센티브가 창의성을 파괴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제시하는 동기부여의 새로운 패러다임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서, 선생님에게서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성적 오르면 네가 갖고 싶다던 게임기 사줄게.”, “엄마 말 잘 들으면 외식하러 갈거야!”, “떠들지 않고 공부 열심히 하면 스티커 줄게요.” 등등.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상반기 실적 결과에 따라서 포상휴가와 상여금을 지급할 겁니다.”, “연말결산 때 최우수 팀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겠습니다.” 등등. 그럼, 이제 다시 그 상황으로 기억을 돌려보라. 어떠했는가? 처음에는 달콤한 제안에 눈이 멀어 열심히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보상을 얻기 위해 하는 일과 공부가 재미없어진 적은 없는가? 

반대로 당신이 리더이고, 부모라면 이런 제안을 했을 때 부하직원이, 아이가 이 제안에 반색하면서 잘 따라왔는지를 떠올려보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온 ‘성과 보상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준다’는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신간 『드라이브』(원제: Drive)를 통해서다. 이 책에서 다니엘 핑크는 인간 행동의 원천인 ‘동기’에 대한 기존 가설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즉 배고픔, 졸림 등 생물학적인 첫 번째 욕구와, 보상을 추구하고 처벌을 피하고자 하는 두 번째 욕구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세기 세계 경제가 이 정도로 성장하고, 인간이 발전을 이룬 많은 부분에서 이 두 번째 욕구, 다시 말해 당근과 채찍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개개인의 창의성 발현이 훨씬 중요해진 오늘날 더 이상 이 두 가지의 욕구만으로는 사람들이 스스로 드라이브할 수 있게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간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세 번째 욕구, 즉 제 3의 드라이브’에 주목한다. 이는 내재적 보상, 즉 내재 동기이다. 다니엘 핑크는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드라이브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내재 동기의 충족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내재 동기를 동기 3.0으로 규정하고, 무엇을 통해, 어떻게 이 동기 3.0에 이를 수 있는가를 행동과학, 경제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사례와 전방위적 실제 사례, 인터뷰 등을 통해 논리적으로 규명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기부여의 놀라운 진실, 이제 당근과 채찍을 버려라! 

다니엘 핑크의 동기 3.0에 관한 논의는 해리 할로우와 에드워드 디씨의 실험에서 시작된다. 

우선 해리 할로우의 실험은 이전까지 학계를 지배하고 있던 “모든 동물들의 행동에는 두 가지의 욕구, 즉 생물학적 욕구와 보상과 처벌이 작용한다”는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원숭이 우리 안에 퍼즐을 집어넣고 원숭이들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그 어떤 자극이 없었음에도 원숭이들은 흥미를 보이며 이 퍼즐을 풀었고 13일째가 되자 무리의 3분의 2가량이 숙련된 솜씨로 퍼즐을 풀었다. 즉 생존과 관련된 문제도 아니었고, 외부적인 유인도 없었는데 퍼즐을 풀기 위한 학습과 훈련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해리 할로우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제시한 새로운 이론이 바로 세 번째 욕구이다. 

해리 할로우의 실험에 영감을 얻은 에드워드 디씨의 실험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디씨는 두 그룹을 지정하고 양쪽 모두에게 세 번씩 소마퍼즐을 풀게 했다. 모두 한 번씩 퍼즐을 풀게 한 뒤 한 그룹에는 보상을 주고(A그룹), 다른 한 그룹에는 보상을 주지 않았다(B그룹). 그리고 마지막 세션에는 다시 양쪽 모두에 보상을 주지 않았다. 한 번도 보상을 받은 적 없는 B그룹은 계속하여 퍼즐에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보상을 받은 경험이 있던 A그룹은 퍼즐에 흥미를 보이는 시간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었다. 그 뒤 디씨는 다른 실험을 통해 “돈이 외적 보상으로 사용될 경우 사람들은 그 행위에 대한 내재적인 관심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다니엘 핑크는 동기 2.0의 한계를 실제로 우리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일들을 통해 규명한다. 예컨대 MS라는 거대 기업이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여 구축하고자 했던 MSN 엔카르타가 10여 년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것에 비해 아무런 보상도 없이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가는 위키피디아는 전 세계 260개국 언어로 만들어지면서 오늘날 영향력 있는 백과사전으로 부상했다. 열심히 한다고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닌데 자원봉사자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표제어를 만들고 내용을 채워간다. 이러한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동기 2.0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이 외에도 공개 소스인 리눅스나 파이어폭스, 무하마드 유누스의 자선은행 등을 예로 들며 인간에게는 육체적,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만족과 일 그 자체가 갖는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욕구가 존재하며, 더 이상 동기 2.0이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을 규명한다.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다니엘 핑크는 그렇기에 창조적 개인을 자발적으로 드라이브하도록 하려면 사람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동기 3.0, 즉 ‘내재 욕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핑크는 단순하고 명확한 작업을 수행할 때는 보상이 위력을 발휘하지만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효과를 내지 못하며, 오히려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내재 동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렇게 내재 욕구에 집중하며, 유연하고 창조적인 개인을 I유형으로 칭한다. I는 ‘Instrinsic’의 첫 글자이다. 주목할 것은 이 I유형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며, I유형의 행동은 ‘자율성, 숙련, 목적’이라는 세 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진다는 그의 주장이다. 


자율성(autonomy)은 선택권이다 

핑크가 말하는 자율성이란 스스로 결정하고 나아가는 능력,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결정성 이론의 기본 요체와 관련된다. 즉 스스로 선택권을 행사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 자율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업무, 시간, 기술, 팀의 네 가지 요소에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는 말이다. 

먼저 핑크는 ‘업무의 자율’에 관해 호주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아틀라시안이라는 회사의 예를 들어 놀라운 효과를 소개한다. 아틀라시안은 1년에 4번 각 분기마다 한 번씩 회사의 엔지니어들에게 24시간 동안 정규 업무를 중단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이나 그 외의 자유로운 일을 하도록 했다. 그러고는 떠들썩하고 유쾌한 회의자리(다음날 배달을 보장하는 페덱스 사의 슬로건을 차용하여 페덱스데이라고 칭함)를 가졌다. 실제로 엔지니어들은 이 24시간 동안 코드를 수정하거나, 기발한 제품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아무리 풀려고 노력해도 풀리지 않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도출된 것이다. 효과를 본 아틀라시안은 이 ‘자율 시간’을 전체 일과의 20퍼센트까지 늘렸고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다니엘 핑크는 이 외에도 3M, 구글 등 경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기업들 역시 이렇게 개인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시행함으로써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한편 시간의 자율에 대해서는 베스트바이의 로우(Rowe: result ? only work environment) 즉, 결과 중시 작업환경을 통해 그 성과를 보여준다. 스스로 자신이 일할 시간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근무함으로써 이 회사의 생산성은 35퍼센트 증가했고, 이직률은 낮아졌다. 핑크는 자기 시간에 대한 주도권이 없다면 자기 삶에 대한 자율성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외에도 자포스의 고객센터에서는 매뉴얼을 제공하는 대신 직원들이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서비스할 것인지를 결정함으로써 다른 업체에 비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 W.L 고어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팀을 직접 구성하고 운영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들이 탄생했음을 보여준다. 


나에게 중요한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욕망, 숙련(mastery) 

이 개념은 한마디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잘 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이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과 관련되는 이론으로, 다니엘 핑크는 숙련이란 거듭되는 반복에서 사람들이 찾아내는 최적의 상태, 즉 몰입으로 가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숙련에 이르는데 사람들이 어떤 상태를 경험하는가에 관한 논의이다. 

핑크는 스탠포드대학 캐롤 드웩 교수의 ‘자기이론’(즉, 자기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들어 숙련에 이르려면 항상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강조한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면서 당연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노력과 투지, 세심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결코 완벽하게 이룰 수 없기에 숙련은 점근선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완전한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나아가고자 하는 자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숙련이란 의미이다. 

다니엘 핑크는 화가 세잔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그가 완전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에 접근해갔음을 제시한다. 바로 이렇게 끊임없이 접근해가는 점근선처럼 숙련이란 완전한 상태로 향하는 노력 그 자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그렇기에 숙련은 좌절감을 주는 동시에 보람을 주는 매력을 가졌다고 강조한다. 


내 삶과 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목적(Purpose)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삶과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 따라서 목적의식이 있는 일이 그렇지 않은 일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핑크가 말하는 목적은 산업화시대에 경영이론으로 치부되는 성과 추구의 목적이 아니다. 동기 2.0에서의 목적의 핵심이 수익 극대화라면 동기 3.0에서의 목적은 이익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목적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다. 핑크는 사회적 환원을 주요한 목적으로 삼으며 이익을 추구하는 신발회사 탐스의 사례, 의사의 윤리를 강조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등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 대의를 추구하는 성향을 가졌다는 것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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