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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169] 시니어 월세 세입자를 위한 필요한 긴급구호금융

by Retireconomist 2013. 8. 23.


요즘 금리가 그야말로 바닥을 기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5%에 머물러있는 것을 보면 더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 추가 자금이 필요한 곳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기업이건 개인이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면 되갚을 것에 대한 부담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자금이 여유가 있는 쪽에서는 이와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여윳돈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찾아 투자처를 옮기려 하거나 다른 투자 방법으로 바꾸려고 한다. 더구나 최근 경기 침체가 반영하듯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임대주택 시장은 월세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가진 자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반대로 이끌어갈 일은 상식적으로도 난무하다.

 

저금리 기조가 최근 5~6년 지속하면서 주택임대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가까운 일본과 같은 모습이 전개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월세 시장이 대세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반대로 전세시장은 저금리로 말미암은 장점이 상실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저금리 지속현상으로 인한 전세 시장이 사라지고 월세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사라지는 전세시장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고, 대책도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점이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 대만의 집처럼 생긴 매장풍습, 문화나 소득의 차이가 있어도 주거지는 필요하다. / 사진.김형래


전세 시장이나 월세 시장의 인기나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세입자가 아니라는 점이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이다. 집주인의 의지에 따라서 전세금을 올리든지 아니면 월세로 바꾸든지 하는 것이다. 금리가 낮은 수준에 멈추어 있다보니 과거 금리 10% 수준에 전세에 따른 수익이 현재는 1/4로 줄어든 셈이니 이에 대한 보존책으로 월세로 전환해서 부족한 집세를 채우겠다는 것이 집주인의 전략이다.

 

다 알고 있는 공격 방법이지만 세입자로서는 딱히 방어 방법이 없는 셈이다. 물론 정부가 월세 세입자를 위해서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월세 세입자도 은행에서 싼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월세 대출 상품'을 내놓도록 했다. 세입자가 은행에 서류를 내고 통과되면 은행이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세입자는 은행에 대출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추가로 4.7~6.68%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고, 신용등급이 9~10등급인 경우에는 승인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대출을 주관해주는 은행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정작 생활이 어려워 월세라도 입주하려는 세입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뻔한 이치이다.

 

한국에서는 월세 세입자는 두 달을 연체하면 안 된다. 쫓겨날 수 있다. 법이 그렇다. 그러나 보니 세입자는 주거 문제에 대해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부분 경제적 취약자인 월세 세입자로서 매월 월세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야말로 꼬박꼬박 일정하게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규직에 종사하는 직장인이면 월세를 밀리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두 달이라는 월세 연체 마감 기한에 쫓기며 불안하게 생활하는 셈이다. 집주인은 월세 세입자를 찾아 달라고 부동산 소개소에 주문하고 있는데, 정부의 대책은 아직도 전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 예가 바로 지난 8월 13일 발표한 ‘목돈 안드는 전세 대출' 시행에 관한 것이다. 지난 4.1 대책 렌트푸어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로 무주택 서민의 전세금 마련 부담을 완화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자평 포함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간단하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집주인의 성향, 임차인의 소득수준 등을 고려하여 무주택 서민에게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정책에 큰 약점이 있다. 선택권이 있는 집주인은 전세가 아닌 월세를 원하고 있는데, 마치 전세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정책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월세 대책은 없고, 전세 대책만 내놓는 뒷북 행정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달이라는 짧고 긴박한 월세 세입자의 납부 기한을 고려한다면, 월세를 체납했을 때 지체없이 저금리로 빌려주는 대출제도를 마련하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5월에 발표한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점유율이 53.8%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근거로 단순 계산하면 40%가 훨씬 넘는 가구가 남의 집에 살고 있다는 것이고, 추론하건데 이 중에 상당수의 시니어 가구가 집주인이 원하는 대세에 밀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금융회사와 복지재단 등과 함께 긴급하게 ‘시니어 월세 세입자를 위한 긴급구호금융'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긴급하게 요구하는 것은, 시니어에겐 주니어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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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8/23/20130823016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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