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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Senior 골든라이프-22] 여름, 전자책을 벗 삼아 세상을 여행하다. [GOLD&WISE] 8월호

by Retireconomist 2013. 8. 6.



은빛 머릿결이 단정한 은퇴 시니어 N씨. 그는 외출할 때면 얄팍한 서류 가방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그 가방에는 매끈하고 반듯하게 생긴 은빛 태블릿 PC가 담겨 있다. 시니어 아카데미 앙코르 스쿨 강사인 그는 강의할 때도, 뉴스를 볼 때도, 책을 볼 때도 이 단말기를 활용한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책 전문가이기도 한 그가 종이책에 대한 애착과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을 터인데, 전자책을 그토록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장성한 아들의 권유도 있었고, 3년 전 우연히 TV에서 100세 할머니가 전자책을 사용하는 동영상을 본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오리건 주에 거주하는 버지니아 캠벨 할머니. 그녀는 한 컴퓨터 회사의 광고를 보고 첫 번째 컴퓨터로 태블릿 PC를 샀다. PC를 이용해 매일 3시간씩 책을 읽고 시를 쓴다.

새 삶을 사는 것처럼 날마다 행복하다. 캠벨 할머니는 1930년대 초 리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그때부터 열혈 독서가가 되었다. 그러나 녹내장을 앓기 시작하면서 책 읽기를 포기했는데, 100세 되던 해에 산 태블릿 PC의 전자책 기능 덕분에 그토록 원하던 독서를 다시 할 수 있게되었다. 

캠벨 할머니는 전 세계 시니어에게 전자책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독서의 세계가 열렸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1948년생인 N씨도 그 동영상을 보고 결심했다.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함은 도전도 아니고 고난도 아니다. 자연스러운 변화의 수용일 뿐이다. 

이에 뒤처지면 노인으로 취급받는 것에 불평할 이유도 없어진다. 받아들이자.” N씨는 매일 아침 태블릿 PC로 신문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잠들기 전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전자책이란 무엇인가?

전자책은 책이나 잡지 또는 신문 등으로 간행된 저작물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전자기록 저장 장치인 스마트폰, 태블릿 PC, 컴퓨터 등으로 그 내용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디지털 책을 말한다. 전자책은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단말기와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내용을 뜻하는 콘텐츠가 합쳐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서로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단, 넓고 크게 보는 데 익숙하면 큰 단말기가 필요할 것이고 이에 따라 비용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늘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넓게 볼 수 없다는 단점을 감수해야 한다.

전자책이 시니어에게 적합한 이유

첫째, 보는 글자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시니어에게 독서는 노안이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글자 크기도 독서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깜깜한 밤에도 별다른 조명 없이 자체 발광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배경 불빛의 강도도 조절할 수 있다.

둘째, 추가 정보를 얻기 쉽다. 모르는 단어에 대한 뜻도 사전과 연결되어 최신 정보로 답을 얻을 수 있고, 백과사전 사이트와 연결해 별도의 검색 절차 없이 더 많은 정보를 얻기도 쉽다. 그리고 책을 읽다가 읽었던 부분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검색창에 단어만 입력하면 쉽게 그 부분을 다시 찾아갈 수 있다.

셋째, 책(콘텐츠)을 사기 편리하다. 전자책은 컴퓨터 파일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주문하는 즉시 파일로 받아 읽을 수 있다. 직접 서점에 가거나 인터넷에서 주문했더라도 배달돼오는 시간도 생략된다.

넷째, 경제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훨씬 싸다. 지난 6월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출간한 <세계를 뒤흔든 경제 대통령들>(유재수 지음)은 정가로 비교하면 종이책은 2만 2,000원인데 전자책은 1만3,200원에 지나지 않는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추가 출간에 따른 비용 또는 재고나 반품 관리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다섯째, 가볍고 휴대하기 쉽다. 종이책은 책마다 다르지만, 두꺼운 책은 무겁고 부피가 크다. 손으로는 거의 들 수 없는 백과사전 전집 20권이나 법전 3권이나 성경책과 찬송가가 들어 있어도 무게는 변함이 없다. 가벼운 전자책 전용 단말기는 웬만한 책보다 가벼운 달걀 3~4개 무게인 150g 전후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국산 스마트폰 무게와 별 차이가 없다. 보통 300페이지 되는 종이책 무게가 450g 정도니 금세 비교할 수 있다.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애플사의 아이패드도 650g 정도로 그리 무거운 편이 아니다.

여섯째, 읽어주는 기능을 활용하면 귀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전자책 중에는 글자를 소리로 변환하는 TTS(Text-to-Speech) 기능이 딸린 것이 있다. 이것을 활용하면 책을 귀로 들어 읽을 수도 있다. 덧붙여 성별도 선택할 수 있고, 속도와 소리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걷거나 뛸 때 이어폰을 끼고 TTS 기능으로 책을 읽도록 작동하면 책 읽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곱째, 환경 친화적인 출간 방법이다. 종이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베어야 하는데, 전자책은 자연과의 접점이 없어 훼손할 우려도 없다.


전자책이 지닌 작은 단점

일산에 거주하는 1957년생 장 서기관은 출퇴근 시간이 독서 시간이다. 일산 마두역에서 수원역까지 왕복 출퇴근 시간은 무려 4시간. 국내 온라인 책방에 정기 회원으로 가입해 전자책을 보고있다. 1년간 계약하니 월 3만2,000원에 매월 전자책을 12권씩 선택해서 볼 수 있는데, 가족과 함께 책을 읽다 보니 월 12권을 모두 읽게 된다. 그렇다고 항상 만족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 서기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책의 단점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발행되는 전자책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병행 발간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가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디지털 방식의 불법 복제는 아날로그 방식에 의한 불법 복제보다 손쉽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인기 도서 대부분은 전자책 출간을 꺼려왔다. 

<해리 포터>가 처음 출간된 지 15년이 지난 후에야 전자책으로 출간되기 시작했음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종이책이 주는 손에 닿는 느껴지는 질감과 처음 책을 잡은 다음 점차 읽어가는 종이가 늘면서 느껴지는 부피감을 모른다는 아쉬움도 있다. 다시 읽고자 찾는 것도 모두 파일로 저장되어 있다 보니 지나치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눈의 피로도가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책 여백에 메모하거나 표식을 하기도 쉽지 않다. 또 전자책은 물려주거나 돌려 읽는 것이 여의치 않다. 어떤 경우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을 두는 프로그램 때문에 조바심을 내며 읽어야 할 때도 있다.


전자책,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

음악의 저장 매체가 레코드판,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다시 MP3 파일로 발전한 것처럼 전자책의 미래는 더 빠르고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전자책 시장에서 벌써 CD로 만든 책이 사라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더구나 카메라, TV, 녹음기, 녹화기, 지도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면서 통합의 기류도 빨리 확산되고 있다. 그 안에는 전자책도 있다. 다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전자책은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

우선 전자책을 읽는 도구인 단말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전용 단말기로는 교보문고에서 샘(Sam), YES24에서 크레마(Crema), 그리고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킨들(Kindle)이 있다. 책읽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단말기이고, 가격도 15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단점은 흑백이어서 내용 중 컬러 사진은 흑백으로 봐야 하고, 불빛이 없는 곳에서는 읽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태블릿 PC는 가격이 비싼 대신 25cm에 가까운 넓은 화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화질이 생생하고 선명하다. 시니어에겐 아이패드 9.7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10.1을 추천한다.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자책을 읽는 방법도 있다. 전자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도 있는데, 전자책 콘텐츠가 어떤 형식으로 저장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체로 전자책은 EPUB, MOBI, PDF, iBook 형태로 저장되는데, 단말기와 저장 형태, 그리고 프로그램이나 앱이 서로 잘 호환되는지 구입 전에 확인해야 한다. 전자책 콘텐츠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나 앱도 중요한 부분인데,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에서 전자책을 읽는 데는 ‘Moon+리더(유료)’ 앱을 추천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 책장 넘어가는 느낌을 그림으로 실감나게 표현했고, 문자를 소리로 읽어주는 기능도 한글과 영어 등 콘텐츠가 가진 언어로 읽어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사의 운영 기반 단말기가 있다면 ‘킨들(무료)’ 프로그램이나 ‘BookReader(유료)’ 역시 TTS 기능이 있으므로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시니어에게 전자책 콘텐츠 몇 권을 추천한다.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을 중심으로 칼 필레머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김진명의 <고구려>,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양창순의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조내버로와 마빈 칼린스의 <FBI 행동의 심리학>, 더글러스 케네디의 <빅 픽처>, 그리고 권비영의 소설 <덕혜옹주> 등 10권을 추천한다.

전자책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시니어를 위해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니어도 이제 읽는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전자책에 흠뻑 빠져보면 어떨까.


글 김형래(시니어 칼럼니스트ㆍ시니어파트너즈 상무, <어느 날 갑자기 포스트부머가 되었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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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국민은행 VIP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Gold & Wise 2013년 8월호에 게재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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