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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현역Nevertiree

일본 시니어들의 해외 투자, 타당한 이유 있다

by Retireconomist 2012. 11. 28.

일본인 개인 전체의 금융자산은 약 1,483조 엔 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이 중 60%를 6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보유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IB)들이 이들의 막대한 자산을 노리고 일본에 진출했지만 일본 대형은행에 눌려서 성공한 예가 드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인들의 안정 지향적 투자 성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본 정기예금 금리는 0.02~0.03%에 불과하다. 예금성 자산에 의지할 경우, 고수익은 애당초 불가능한 구조이다. 이에 따라 고수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일본 시니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외화표시채권이다. 이 채권의 특징은 발행하는 회사와 통화의 국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발행은 한국 수출입은행에서 하고 통화는 터키 리라화인 식이다. 원화로 발행되는 채권은 이자가 3%대이지만 리라화로 발행하면 6%대로 급등한다. 환율 변동에 의해 환손실의 위험은 있지만 역으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월급 펀드’, ‘용돈 펀드’로 알려져 있는 매월 분배형 펀드도 일본 시니어들의 사랑을 받는다. 기존 펀드가 매달 일정액을 적립해 목돈을 만드는 방식이라면, 매월 분배형 펀드는 목돈을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노후 생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월 분배형 펀드 역시 해외 시장에 집중돼 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처는 저수익 안정형의 경우 미국 리츠에 집중되며,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우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신흥국 채권 위주로 구성된다.


일본은 우리보다 고령화 정도가 10년 이상 앞서 있고, 저금리 저성장의 지난한 시기를 오랫동안 견뎌왔다. 마땅한 투자 대상 찾기에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는 점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현재 상황은 바로 조금 후에 닥칠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시니어들의 투자 전략을 우리 상황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한국 시니어들에게 몇 가지 투자 방안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첫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최근 이들 지역에서 매월 분배형 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펀드가 발매 되고 있다. 동남아는 아직 채권 이자율이 높아 매월 배당을 받아도 의미 있는 금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채권가격 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익도 노릴 수 있다.


둘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주가 지수를 보면 고가를 갱신하는 등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생산 공장으로서의 역할이 끝나고 소비국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저임금과 성장성을 노린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쇄도하고 있다.


셋째, 일본의 외화표시채권도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관련 상품이 출시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과거 브릭스(BRICs)를 대표로 하는 신흥국 투자가 일시적으로 유행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들해진 상황이다. 물론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만 쇼크나 유럽 재정 위기를 통해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꼭 안정적이라는 고정관념은 이미 무너졌기에 무턱대고 신흥국 투자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저출산고령화, 저성장저금리 등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 때 해외 분산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시기이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의 자산을 해외 시장 등 성장성 높은 곳에 투자하여 자산의 밸런스를 보완하는 것도 좋다.


성승환(유진투자증권 국제영업팀장)


본 기사는 시니어조선에 게재되고 , 인터넷 시니어조선에 게재된 칼럼임

http://senior.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27/2012112701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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