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 하지 않은 책이 수령자 내 이름을 달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책 한 권에 양심을 버릴 수 없어서 발송지로 전화를 걸었다. 광진구 중곡동 639-9 동명빌딩 7층으로 전화를 받는 분은 '고려원북스'라고 젊은 남자분이 받았다.
나는 "주문하지 않은 책이 도착했는데 그 연유를 알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는 말로 조심스럽게 결백을 설명했다. 대답해야 하는 상대편도 "그래요? 잠시만요..."하는 말투가 뭔가 꺼림칙한 표정을 목소리 끝에 담아서 죽~ 늘어지게 답을 달았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용건에 근접할 수 있다는 힘이 조금은 더 실려 있었다. "제 이름은 김형래라고 합니다." 내 대답도 자신감이 실렸다. 전화를 걸기 전에 내가 책을 주문하는 교보문고와 YES24, 알라딘 모두 주문 및 배송을 확인한 바로는 지난 9월 26일 주문한 이래 최근 책을 주문한 흔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 반가운 답변이 이어졌다. "저희가 이 책을 읽으시고 많은 분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분들을 선정해서 자비로 보내드린 것입니다. 그냥 읽으시면 되고요. 홍보 좀 많이 해 주세요."라는 답변이 정확하게 귀에 꽂혔다.
'야, 이 책 사려고 수첩에다 적어놓았었는데, 엑스포 준비하느냐고 깜빡한 사이에 책이 도착했네. 우후~ 신나는 일" 쾌지를 부르면서 책을 보낸 박스를 자신있게 띁어보았다. 박스 안쪽에는 의외로 다른 책 한권이 또 들어 있었다. 같은 작가 '전영수 박사'의 책이었다. "은퇴제국의 빈곤보고서'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11년 7월에 발행된 3쇄 본이었는데, 도착한 책은 2012년 3월 5쇄본이다. 출판 불황기에 많이 팔린 책이다.
사실 내가 처음 쓴 책 '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는 5쇄까지 출간되고 이제는 더 이상 판매 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 되어버렸지만, 전영수 박사의 책은 실증적 경험을 바탕으로, 은퇴 선진국인 일본에 대해서 실감나고 체계적인 서술로 정평이 나 있고, 실제로 읽으면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필력 또한 대단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를 구입할 작정이었다.
내용을 나열하게 되면 비열한 스포일러로 찍힐 법 하니, 직접 구입해서 사보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듯. 후회없는 추천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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