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이 "MS가 창조적 동력을 상실했다"고 MS 퇴사의 변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MS에서 근무했던 막스 자카리아데스는 23일 IT매체 테크크런치에 '좌절, 실망 그리고 무심함 : 나의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MS를 정면 비판했다.
자카리아데스는 먼저 대학 시절부터 자신이 MS의 열렬한 팬이었음을 털어놨다. 공과 대학 교수들이 그를 '마이크로소프트 맨'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그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했다.
그는 여러 노력 끝에 2007년 MS의 정식 직원이 됐다. 이후 '골드 스타' 상을 받는 등 사내에서 촉망받는 신입사원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카리아데스는 MS의 관료주의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관성에 찌든 쓸모 없는 존재(box tickers and pen pushers)가 됐다"면서 "어떠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됐다. 관성을 깨려는 시도는 거의 벌을 받다시피 했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자카리아데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내의 그 무수하고 의미없는 '회의'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MS 내의 회의들은 모두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식일 뿐"이라며 "회사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는 개개인에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 리뷰, 딥 다이브, 버츄얼 커피 브레이크, 분기별 사외 모임, 월간 회의, 디렉터 회의, 리더십 미팅 등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무수한 회의들을 열거한다. 그러면서 그는 "창조적인 긴장과 비전은 요즘엔 찾아볼 수 없다"고 결론내린다.
자카리아데스는 해고 되기 전에 먼저 회사를 떠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무의미한 근무의 반복으로 지친 그는 점점 반항적이 돼 갔고, 실적 평가에서도 "권위에 대한 존경"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 점점 중요한 업무에서 소외되던 그는 결국 '12주 노티스'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회사의 문제점을 따졌지만, 이 이메일을 보낸 수시간 안에 바로 해고됐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한 독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른 공룡 기업처럼 쇠퇴하고 있음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고, "'용감한' 퇴사인양 꾸며놓았다. 나라도 당신을 고용하지 않겠다"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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