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토요일 아침 내내 어딘가 빚진 마음을 갚지 못해 안달하듯 망설이가다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51사단 전승신병대대 12-2 기 3소대 137 훈련병 김동찬의 아버지 김형래입니다.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입대를 그토록 두렵고 불편하게 생각하던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엄마와는 다른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본능적으로 내것을 챙기고 나만을 주장하고 내가 우선이라는 굳어진 아들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같이하고 함께하고 서로의 목숨을 위해 싸워줄 수 있는 넓은 마음으로 바뀔까 하는 걱정과
미리 배려하고 솔선할 수 있는 마음을 준비시켜 보내지 못한 미안함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우리 아들만 궁금했습니다. 다른 아들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내 아들 안위를 챙기겠다는 생각밖에는 하질 못했지요.
마치 난민촌에서 모자란 구호식품을 먼저 받아내려고 줄도 서지 않고 손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같았을 것입니다.
어느날 아내가 가르쳐준 전승신병교육대대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그때부터 부끄럽고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직업인으로서 역할을 감당해내는 성실함과 열정에 놀랐습니다. 어떤 직장인이 이처럼 따뜻하게 고객을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미 30년 가까운 세월로 잊혀진 군생활이 전혀 생각나지 않도록 바뀐 훈련체계와 관리에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단지 까페처럼 소통과 열린 문화 그리고 보급과 시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적이 누군지도 모르고 혼란스럽게 떠들어대는 사회를 뒤로하고,
올바르고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세워주고 강인한 체력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서
5주간의 기간동안 새로운 군인으로 만들어주신
김기섭 대대장님을 비롯해서 박희원 중대장님, 그리고 오민수 3소대장님을 비롯해서
신병교육대대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영외면회에서 이등병 아들을 통해서 그간의 훈련과 생활에 대해서 정말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한마디 소대장님, 중대장님, 대대장님께 감사한다는 얘기였습니다.
포기할 수도, 지쳐쓰러칠 수도 있었던 모든 순간순간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당당하게 수료식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얘기를 전하더군요. 마치 감시받으며 얘기하는 조작된 회견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버지도 가르치고 이끌지 못했던 아들을 바르게 만들어주신 것을 보면서 대대장님의 교육관을 알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오민수 소대장님이 어떻게 함께 했는지 눈앞에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저의 가족은 큰 감사의 빚을 지게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찌 우리 가족 뿐이겠습니다.
전우조 가족분들과도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과도 다를바 없었습니다.
아마 51사단 12-2 훈련병의 가족 모두에게 갚지 못할 깊은 감사의 빚을 지게 해주셨습니다.
내 아들 내 형제처럼 보듬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부사단장님께서 수료식때 주신 말씀처럼 함께 협력하고 자기의 역할과 본분을 다 하라고 아들에게도 재차 전하겠습니다.
이제 자대 배치가 마무리되어 전승신병대대 까페에서 인사드릴 기회가 없겠지만,
평생토록 김기섭 대대장님, 박희원 중대장님, 그리고 오민수 소대장님께서 훈련기간동안 베풀어주신 감사의 빚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대장님과 신병대대 그리고 신병대대 관계자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2년 3월 24일
51사단 12-2 3소대 137 훈련병 김동찬의 아버지 김형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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