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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갖 입사한 조카에게 권한다.

by Retireconomist 2005. 1. 23.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박성희 저 |
황금가지 |
2005년 01월
정가 : 9,000원

직장여성 '유리천장' 돌파하기

"첫 출근하던 날부터 편견을 실감했다.6급 주사인 내 자리가 주사보 아래 놓여 있는 것이었다.말로는 관행 때문이라나.이후 2-3년이면 올라가는 자리에 앉는 데 5년씩이나 걸렸다.1급 승진이 좌절됐을 때 차관 앞에서 울면서 말했다."제 가 남자보다 못한 게 뭐가 있습니까.저는 오줌도 서서 눕니다"라고."

2001년 여성 최초로 차관(노동부) 직에 오른 김송자씨의 고백이다. 남녀차별금지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미국에도 없는 정부 조직 "여성부"까지 가동 되고 있는 오늘날 그의 얘기는 언뜻 "과거 다른 동네 특수상황" 쯤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관점이 아닌 "소수자로서의 직장 여성"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상사의 불공정 논리에 휘둘려 코너에서 눈물짓기 쉽고 남자 동료들의 태클도 만 만찮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표 생각이 든다면 신간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박성 희 지음,황금가지)를 읽어볼 만하다. 신문사 논설위원인 저자의 회상이 정겨운 위안으로 다가온다.

"나는 빈 주먹뿐이던 월남민의 맏딸로 태어났다.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이라 는 믿음밖에 없었다.재수 시절 무작정 학원 사무실을 찾아가 공부하게 해 달라 고 졸랐다.결혼하면 퇴직해야 하는 회사에 입사했을 땐 사람들 몰래 식을 올렸다."

작은 무역회사 첫 취직,여성 잡지사 기자,실업자,경제단체 직원,신문사로 이어 지는 저자의 25년 직장생활.짧지 않은 경험에서 나온 처세법은 개성이 톡톡 튄다."세상이 공정하다는 것은 환상이다.현실을 똑바로 보고 조용히 상사의 비위를 맞추라.자주 보고하고 아는 것도 묻고 경조사를 챙겨라.98퍼센트의 실력보다 2 퍼센트의 서비스 정신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아부도 실력이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마음을 꼭꼭 숨기고 적에게도 부드러운 얼굴로 미소 지어라.눈총도 총이다.자꾸 맞으면 죽는다."

이 책은 회사 내 생존을 최고 가치로 부여하고 있다. 우선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대 명제 아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사 소한 차이로 승부를 가르는" 경쟁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조직의 생리와 경쟁 원리가 예리하게 해부돼 있음은 물론이다. 본문 사이사이 동서고금의 명언과 유명인들의 처세 원칙도 맛깔스럽게 소개돼 있다. 세상이 잘못됐고 기성세대는 답답하고 그래서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생 각하는 젊은 직장인,특히 여성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이다.

1백84쪽, 9천원.

조직생활, 인간관계를 다룬 처세술저서가 눈에 들어오는 젊은 여성이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일에만 매달릴뿐 동료 선후배와의 대인관계를 의식하고 개발하는 네트워킹에 미숙한 나머지 사회인으로서 출발부터 뒤처지거나 탈락하는 직장여성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직종별로 금녀의 벽이 무너지고 각 분야마다 여성세의 신장은 두드러져도, 여성은 여전히 소수집단이며 특히 의사결정권을 지닌 상위직여성은 극소수다. 게다가 50대 후반의 정년퇴직이 과거지사인 ‘사오정시대’를 맞아, 조직내에서 살아남기 또는 버티기 전략은 여성직장인에게도 절실한 관심사이지만 간과돼온 것이 현실이다. 실제 인간관계 네트워킹을 주목한 책은 대부분 남성 시각의 기록이다. 집안일이나 육아및 자녀교육의 비중이 높은 여성들에게 가정과 일의 양립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란 사회통념이나 조직 생리가 조금씩 다른 외국저자의 번역서정도다.

50대 여성언론인이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어찌 하오리까’사례및 유용한 대응책을 콕 짚어낸 이 책은 국내여성에 의한, 직장여성을 위한 기획이다. 여성에겐 공개채용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결혼하면 퇴사하던 1970년대 후반이후 지금까지, 저자는 ‘배경도 줄도 없이’ 남성위주의 세상과 홀로 부딪치면서 시행착오끝에 터득한 삶의 지혜를 털어놓는다.

‘아는 것도 자꾸 물어라’‘이길 수 없으면 납작 업드려라’‘싸울 때는 짧고 낮고 단호하게 말하라’‘옆사람부터 챙겨라’‘이메일을 활용하라’… 익히 알고있어도 실천이 어려운, 그래도 노력해 실행하는 편이 이모저모 유리한 덕목들을 일깨운다.

저자는 “간을 빼서 잠깐 냉장고에 보관한 다음, 머리 숙이고 불독처럼 맹렬히 돌진하라”는 미국 명문가인 케네디가의 방송인 마리아 슈라이버의 말 등 명사의 금과옥조를 더하는 한편, ‘여자들이 조직생활에서 남자보다 처지는 가장 큰 대목은 경조사챙기기’라는 등 따끔한 지적과 충고를 시도한다.

‘특히 여자들에게 필요한 처방’은 여성후배들에게 전하는 각별한 당부이다.

‘신데렐라는 없다’‘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라’‘착한 여자 콤플렉스는 병이다. 늦기 전에 치료하라’… 공주처럼 생활하고 일해선 사회에서 클 수 없음을 책제목으로 내세운 저자는 “가정과 일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다 완벽하기를 기대하는 무리대신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하기야말로 둘의 양립을 가능케해준다”고 강조한다.

책 말미에 수록한 포천지의 사회초년생을 위한 15가지 조언, 임어당의 지도자를 위한 조언 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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