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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차별의 경제학과 캔디바 가격정책

by Retireconomist 2009. 6. 15.

얼마전 제과업체 하나가 마치 마녀사냥처럼 걸려들었다. 이른바 '캔디바 가격정책'을 적용하다가 시민단체에 걸려든 것이다. 이것은 경영학 교과서에 있던 가격정책 중에 하나인데, 그것을 100% 수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젠 가격정책도 소비자와 호흡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좋지 못한 답을 얻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판매자들은 구매자들의 현상 유지의 욕구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달라졌다고 해서 바로 가격을 변경하지는 않는다. 가격 변경이 고객들의 반감을 살까 우려하는 것이다. 대신 판매자들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품의 양이나 내용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다. 이러한 전략을 ‘캔디바 가격정책(Candy-bar pric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탕 가격을 50원으로 유지하면서 사탕에 들어가는 초콜릿의 양을 줄인 사탕 회사의 전략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러나 상품의 양이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고객들은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렇게 소비자는 가격 또는 요금에 민감하다.
기업이 정하는 가격의 폭이 작고 그것이 일생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상치 못한 가격변동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추가 요금도 불공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가구 배달에 부과되는 예상치 못한 요금, 전화요금에 부과된 예상치 못한 추가 요금, 예상하지 못한 세금 등이 그 예이다. 추가 요금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는 짜증이 난다.

그러나 반대로, 비싸더라도 예상한 가격이면 이는 공정한 가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퍼시픽가스전기회사의 연구에 따르면, 고객이 현재 선택한 요금제를 보면 앞으로 그 고객이 어떤 요금제를 선택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고객들은 심지어 더 싼 요금제가 있어도 자신들이 유지하고 있는 전기 요금제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현재의 요금제가 더 비싸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예상할 수 있는 가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답은 있다.

고객의 신뢰를 얻으면 치열한 가격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격차별의 경제학 - 가격 속에 숨은 소비심리의 비밀 18가지 사라 맥스웰 지음, 황선영 옮김

원제 The Price is Wrong (2008)'가격에 얽힌 소비심리?를 최신 경제학 트렌드인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집중 조명한 책이다. 고전경제학은 일반적으로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고 보는 고전경제학의 관점과는 달리 저자는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수요가 아닌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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