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죠? 몇 년 전 여름, 기상청은 일기예보 못 맞추어서 뭇 언론으로부터 크게 질타를 받았습니다. 기상청이 신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날씨를 정확하게 맞추겠습니까마는, 많은 돈을 들여 좋은 장비를 들여놓고도 점점 더 낮은 확률이 나온다면 기상청 직원들의 마음고생이야 당연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장비 도입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고 해서 해당직원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뉴스가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었습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J.K갈브레이드라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의 거두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경기예측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 기억납니다. “나는 경기예측을 하라는 주문 때문에 예측을 할 뿐, 경기를 맞추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때가 되는 예측해달라고 시킨 일에 충실할 뿐, 결과는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하더군요. 노벨상을 받은 석학도 예측이라는 측면에서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서두에 언급되었지만, 날씨가 외출의 참고자료입니다. 외출할 때 당연 날씨를 확인합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으면 우산을 준비합니다. 설령 예보가 틀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복장을 점검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투자자들에게 시황은 투자에 대한 아주 중요한 잣대입니다.
시황의 공표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기 때문에 대상을 구분할 수는 없지만, 신중한 투자가 기본인 시니어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절실한 기준입니다.
시황도 투자를 위한 참고자료입니다. 이미 투자를 하고 있어도, 새롭게 투자하려고 하더라도 시황을 제외하고는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황은 투자자들에게 어떤 준비를 하라는 경고이기도 하고 신호이기도 합니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니 이 주식 파세요!’라는 시황을 보신적이 있나요?
별로 없으실 것입니다. 이 사실을 통해서 한국에서의 시황은 독특한 방향으로 잘못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황전문가들에게는 소신 있게 시황을 쓰는 것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소신파들은 왕따가 되기도 하지만, 보복이 두려워서 용기를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도 연결이 됩니다.
한 예를 들겠습니다. A증권사의 리서치센터에서 B기업의 분석을 담당하는 C기업분석가 (애널리스트와 같은 용어로 사용됩니다. )가 조목조목 B기업실적을 따져보니 앞으로 매출도 줄고 순이익도 줄어서 당연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졌답니다. 다행이 A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이 용기있는 분이라서 “그래! 소신껏 발표해라.”라는 답변을 주셨고, C기업분석가는 냉큼 B기업의 보고서(리포트)를 “앞으로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니 파세요.”라고 냈답니다.
임무에 충실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답니다. B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전화로 이메일로 협박에 가까운 폭언을 쏟아 부었답니다. “당신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가격 떨어진다. 책임져라.”는 식의 반응이 항의성 투자자들 반응이었고, 당장 C 기업분석가가 근무하고 있는 같은 회사 법인부장이 불같이 달려와서 멱살을 잡더라는 것입니다. “내 밥줄 끊으려고 작정을 했냐? B주식을 펀드에 많이 편입한 D펀드운용사에서 다시는 주문을 안 주겠다고 통보를 해왔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웃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결국 C기업분석가는 보고서를 수정해서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이처럼 한국의 시황은 좋다 나쁘다고 방향을 마음대로 예측하는 날씨와 달리 좋은 시황만이 통용되는 “시황불균형”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소신파를 인정하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날마다 녹음기 틀어 놓듯이 “내일은 해가 뜰 것입니다.”라는 일기 예보를 듣는 셈입니다. 정작 투자자들에게는 참고의 기회이기보다는 불신의 증폭으로 자리 잡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내일 날씨가 항상 좋을 수 있습니까?
날마다 해가 뜬다는 일기예보를 과연 믿을 수 있으십니까? 가만 보면 시황의 대부분이 내일 맑음입니다. 일기예보를 보시고 외출준비를 하시듯 시황만을 기준으로 정석대로 투자하고 계셨다면, 앞으로는 반드시 색안경을 끼시고 시황을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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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22/20100622020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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