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1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마라 나는 1930년대에 태어난 일군(一群)의 학자들이 두렵다. 벌써 초야에 묻혀야 할 고희(古稀)의 나이에 은퇴는 커녕 두 눈 부릅뜨고 이 시대를 응시하는 그들 때문에 지질리고 주눅이 든다. 체험과 경험의 무게가 실린 논리적 비장함에 지질리고, 실타래처럼 얽힌 우리의 근대에서 진정성을 뽑아내는 사유의 무게에 주눅이 든다. 그러나, 그 감정은 시대에 따라 칠락팔락했던, 그래서 경박하기 짝이 없는 베이비붐 세대 학자들에게는 든든한 방패막이자 참호와 같은 것이다. 일흔을 앞둔 사회과학자 권태준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마라”고. 날선 논리들, 세련된 서양이론들, 결핍 증세로 더 목청을 높이는 이 시대의 혁명아(革命兒)들이 재단하고 척결했던 우리의 ‘못난’ 근대와 ‘못난’ 체제들은 다 그럴만한.. 2006. 8.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