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7R III
시리즈 최초인 부분은 또 있다. 1세대 USB 3.1 단자를 지원해 데이터 전송 속도도 가장 빠르고 동시에 충전까지 지원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충전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USB-C 타입 케이블 하나로 카메라까지 충전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a9과 같은 규격인 NP-FZ100 배터리는 뷰파인더 촬영 시 약 530장, LCD 촬영 시 약 650장 촬영이 가능하다. 동영상 촬영 시에도 향상된 배터리 성능이 적용되는지는 미지수지만, 이미지 프로세싱 성능 향상이 여러 부분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건 확실해 보인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한 이후로 미러리스와 DSLR은 서로가 서로를 닮아갔다. 미러리스는 DSLR 수준의 화질과 AF, 배터리 성능을, DSLR은 편리한 사용성과 동영상, 휴대성을 쫓았다. 이제 양쪽 진영은 서로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다만, 태생적으로 흉내 낼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뷰파인더다. 애초에 펜타프리즘과 같은 기계부분이 없는 미러리스는 전자식뷰파인더(EVF)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DSLR은 광학식뷰파인더의 이점을 계속해서 누려왔다.
A9이 프레스기를 표방한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이제 EVF라도 광학식에 뒤지지 않는 사용성과 AF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여기 더해 DSLR이 흉내 내기 어려운 무음 셔터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공연장이나 골프, 테니스 같이 셔터음 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무음 셔터를 사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A7R III는 A9의 강점은 그대로 취하면서 이미지 프로세싱, 손떨림 보정 기능 등 여러 부분을 빠르게 개선해 등장했다. 계보상 A7R II의 후속기지만, A9의 후속버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A7R III의 동영상 기능은 전문 방송용 기기에 가깝다. 4K/30p 촬영과 풀HD/120p 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 전문가용 XAV S 포맷과 슈퍼 35mm 포맷을 사용할 수 있고, 슬로우&퀵 모션 촬영을 지원한다. 게다가 사진 촬영에만 적용되던 HDR이 동영상 촬영에 도입됐다. HDR 기술 표준 중 하나인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HLG)’를 지원하며 3개의 픽쳐 프로파일을 제공해 별도의 컬러 그레이딩 없이 매우 사실적인 다이내믹 레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4K 화질을 지원하는 화면에서 더 사실적이고 생생한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소니 A7R III 사용에는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4240만 화소로 촬영한 사진은 가로 사이즈가 7000 픽셀이 넘는 거대한 결과물로 남는다. 따라서 아무리 미세한 흔들림도 결과물에 영향을 미친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셔터 속도가 최소 1/250은 돼야 안정적으로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다. 삼각대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자동ISO 기능을 적극 활용해 보자. A7R III는 최대 32,000이라는 경이적인 고감도를 지원한다. 연사 성능도 제대로 활용하려면 UHS-I이나 UHS-II를 지원하는 메모리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고백컨대, 오랫동안 카메라를 사용해온 습관 탓인지 A7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카메라보다는 전자제품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뛰어난 휴대성과 화질은 프레스기를 제외한 부분에서 경쟁기종을 이미 앞지른 건 사실이다. 많은 촬영 현장과 여행지에서 DSLR보다 A7 시리즈와 같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
구매지수 : 88점
Good : 동급 DSLR과 대등한 성능, 뛰어난 화질, 전문가급 동영상 기능
Bad : 여전히 높은 렌즈 가격, 상대적으로 불편한 조작계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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