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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매일Daily

요즘 우리 부부 - 1

by Retireconomist 2018. 1. 6.
[요즘 우리 부부 - 1]

요즘 아침 출근길이 바뀌었다.

마나님을 충정로 회사 앞까지 모셔다 드리고,
그 다음 내가 일하는 강남으로 출근하는 것이다.

잔소리 대마왕의 저주를 피하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한터라
"일이 바뀌었으니 아침에 모셔라"는 주문을 거역할 수 없었다.

몇 달 아무런 반항없이 모시기를 계속하던 중,
어느날 아침 마포대교를 건너는데 느닷없이 마나님이 벼락같은 큰 소리로 나에게 하명하는 것이다.

"추월해!"

평소에 이렇게 느닷없이 강하게 내모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심장이 털컥 추락하는 엘리베이터모냥 배꼽 밑으로 내려앉은 모양 같았다.

가고 있던 길을 다시 보니 서울교를 지나서부터 2차선으로 쭈욱... 회사 앞까지 모시는 코스로 차선변경없이 가는 길이라 그냥 속도 조절로 가면 되는 그야말로 차선 변경없이 그냥 차분하게 갈 수 있는 길이다.
그런데 가만보니 속도가 문제였다. 택시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는데,
나야말로 미련하게 차선 변경도 없이 시속 3~40Km로 털털거리고 버스 꽁무니를 따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조신한 마나님 덕분에 지금까지 심장병 위험은 없었다 싶었는데,
그날부터 내 심장은 슬슬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젊어선 안 그랬는데, 요즘 마나님이 낯설다.'

[지난 7월 군대간 아들녀석이 휴가를 나와서 생일을 같이했을 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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