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황영화기자] "목돈을 모은 사람 중에 은행에서 나오는 이자를 수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돈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증거다. 돈이란 '그것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가' 하는 구매력이 진짜 가치다. 은행 이자는 돈의 가치를 겨우 유지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자가 붙었다고 해서 진짜로 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은행 이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에 불과하다. 물가가 올라서 돈의 구매력이 떨어졌으니 이자를 통해 숫자를 늘려준 것뿐이다."(55쪽)
"정규직인 경우에는 수입이 많든 적든 일자리를 유지하는 동안 앞날의 수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문제는 수입이 불규칙한 사람들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용의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비정규직, 파견직, 프리랜서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이 범주 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수입이 일정치 않을 때가 많고 실업 상태는 아니지만 아예 수입이 없는 기간도 있기 때문이다. 수입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저축이든 연금이든 매달 얼마나 불입할지 정할 수 있을텐데 수입이 들쭉날쭉 예측 불허라면 돈을 모으는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101쪽)
김형래(54) 시니어파트너즈 상무이사가 '30년 후가 기대되는 삶'을 냈다. '처음 은퇴를 준비하는 30대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그동안 400여 편의 칼럼과 1000시간 이상의 강의를 해온 저자는 '은퇴 후 중요한 것은 오직 돈'이라는 세간의 부추김과 정반대의 철학을 제시한다. 실제로 그가 만나온 수많은 시니어가 은퇴 후 후회하는 것은 '재산을 더 많이 모았더라면…'이 아니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건강, 생활, 취미, 인간관계, 직업, 주거 등에 대한 계획과 유연한 태도를 미리 하나의 습관으로 갖추지 못했던 부분이다.
평생직장과 정년 보장이 사라진 지금, '은퇴'에 대한 이야기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수명이 65세 안팎이었던 1980년대에는 정년이 55세 정도였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년을 꼬박 채우고 은퇴했으므로 은퇴 이후 기간은 10년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2010년부터 평균수명이 80세까지 올라가고 실질적인 은퇴는 40대 중반부터 시작되고 있다.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비롯해 갖가지 방법으로 회사가 밀어내는 일이 잦아 정년까지 버티기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 이후의 삶이 30년 또는 그 이상 이어진다. 게다가 지금의 30대가 노년으로 진입할 무렵에는 평균수명이 90세를 넘어 100세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30대는 지금부터 은퇴 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년 동안 공부하고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는데 은퇴 생활 30년을 위해서는 배운 게 뭐가 있나 싶더라. 퇴직하기 전에 1년 동안 혼자서 끙끙 앓으면서 고민한 시간하고 회사에서 일주일 동안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 과정’ 설명회에 간 게 다더라고."(120쪽)
은퇴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진실들을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1장에서는 은퇴 준비에 필요한 8가지 키워드를 정리해 직업, 관계, 인식, 레저, 생활, 주거, 건강, 경제의 균형 잡힌 계획을 현재 30대인 독자들에게 안내한다.
2장은 은퇴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사례, 3장은 돈을 읽고 이해하고 끌려다니지 않는 삶을 위한 경제관념을 이야기한다. 4장은 자신에게 꼭 맞는 제2의 직업을 위한 다양한 팁을 담았다. 5장에서는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노년의 시간을 '삶의 질'과 연관시켜 설명했다.
"제2의 직장에서는 제1의 직장에서 일했던 경험과 실력이 새롭게 발견되고 발휘될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남에게 떠밀지 말아야 한다. 직위가 높아질수록 부하 직원에게 시킬 궁리만 하고, 지적이나 하는 식으로 회사 생활을 하면 제1의 직장을 나온 후에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163쪽)
"많은 사람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행색만 가지고 그 사람의 재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판단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어떻게든 스스로를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려고 기를 쓴다. 진짜로 돈이 있는 사람보다는 돈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점차 넘쳐나고 있다."(247쪽)
저자는 "은퇴가 막막하기보다는 즐겁고 좋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첫째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 또한 정리해보자. 이 책을 바탕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때'로 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당신의 은퇴는 두려움에서 즐거움으로 바뀔 것이다." 이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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