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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290] 시니어, 예외에 숨지 마시고 정면에서 당당하세요.

by Retireconomist 2014. 2. 5.

귀 시니어께서는 주니어와 당당하게 마주하며 경쟁하는 것에 대해서 두렵습니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시니어의 한결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절대 두렵지 않다.’ 거의 100%에 해당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당연하고 일반적인 답변이고, 대체로 맞는 답이다. 그런데 반색을 하고 심각하게 되물으며 현실로 돌아오면 상황은 반전된다. 당당하게 문제와 정면으로 만나는 시니어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서 무엇을 보았길래 이런 불편한 얘기를 꺼낼까?


시니어는 개개인 모두가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고 대접받기를 원한다. 뛰어난 리더는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무엇인지와 관계없이 기꺼이 남들을 위한 일을 한다. 그들은 코치이자 멘토로서 주인의식이 있으며,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처지에서 생각한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사사로운 나의 의견이나 이익에 앞서는 것이 아니라 대의에 앞서야 하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는 문호를 활짝 개방하되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추진력을 더하여 관철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이 모든 사항에 대해서 반대하는 리더도 없을 뿐더러 리더로 자처하는 시니어의 입장에서는 군더더기요 사족이라고 생각하는 얘기로 통할 수 있다. 물론 시니어에게 리더의 직분이 주어졌을 때는, 주니어가 리더로 행했을 때보다 항상 기대치를 넘어서는 결과를 보여주게 되어 시니어는 리더라는 인식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한강 변에서 새해 첫 일출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우뚝 솟은 시니어 나무 / 사진. 김형래]


그런데 시니어가 항상 리더의 입장이 아닌 대중의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학생이 되기도 하고, 지시에 따라서 약속대로 행동해야 할 때도 있고, 모임의 회원이 될 때도 있다. 그냥 평범한 역할로 돌아왔을 때 시니어는 리더 때와는 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모임 시간에 늦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머쓱하니까 늘 늦게 도착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늦겠다. 또 늦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본인을 위해 모임의 시작 시각을 늦추라고 주체 측에게 압박하기도 한다. ‘친구 포함 4’라고 예약을 해 놓고 아무런 통보도 없이 참석하지도 않는다. 읽어보면 이해가 가능한 아주 쉬운 내용도, 읽지 않고 전화로 꼭 물어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직원은 본문을 한 자의 오차도 없이 읽어주었더니, 글을 읽을 때는 이해 못했는데 자세히 설명해 주니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고 한다. 마감 시간이라고 예정하면 본인 한 사람은 늦어도 용인해 달라는 특별 청원을 하기도 한다. 줄을 섰을 때 새치기를 자처하거나, 새치기를 방조하면서 자리를 선심 썼다고 생각한다. 은연중에 이런 일들이 주니어에겐 거슬리게 보이고 눈에 자주 뜨이는 모양이다.


모 금융회사 임원을 만났더니, ‘시니어는 디마케팅(De-Marketing) 대상입니다.’라고 단언을 한다. 거칠게 표현하면 몰아낼 대상의 고객이라는 것이다. ‘항상 본인 만은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떼를 쓰고, 정작 필요할 때는 협조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것이다. 예금 금리는 특별히 다른 사람보다 높여주고, 대출 금리 역시 다른 사람보다 낮추어주고, 번호표 뽑지 않고 지점장실로 무작정 진격한 후 차 대접받으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방해되는지 고려하지 않고 직원처럼 창구를 앞뒤로 휘젓고 다닌다.’라는 불평을 더했다. 팀장이 안 된다고 통보하면, 지점장에게 가서 읍소하거나, 사원을 불러내서 압력을 행사하는 등 결정을 뒤집으로 애를 쓰는데 너무 익숙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시니어를 직원들끼리 ‘진 선생님’이라는 은어로 부르며 경계한다는 것이다. ‘진상(進上)’이라는 한자의 앞글자를 따온 말이다. 존칭 하는 듯 보이지만 경멸하는 명칭이 분명하다. 회사에 도움은커녕 짐만 된다는 반응이다. 물론 모든 시니어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주니어가 하지 않는 행동도 아니다. 그러나 시니어를 지목하는 것에 대해서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기업은 어떻게 반응할까? 이에 대해 기업은 시니어에 대해서 보이지 않는 특별 대우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시니어 대상의 모임에서는 불참자를 예상해서 정원보다 20~30% 더 많은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지각을 예상해서 시작시각을 앞당겨 알려주거나, 지각하는 시니어가 많으니 정시 시작할 때 착석한 시니어에게만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사은품을 나누어 드릴 때 교환권을 1대1로 정확하게 관리해 초과 지급이 없도록 하거나, 마감 연장 요청을 고려해서 마감 시간을 일부러 앞당긴다거나, 마감 이후에는 일절 고객 응대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거침없는 행보를 통제하기 위해 큼지막하게 쓴 ‘출입금지’ 푯말을 세워 출입을 제한하는 등 반대 행동을 구체적으로 업무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시니어는 노후 여유 자금이 없다는 통념을 반영해서 수익에 도움이 안되어서 배척하는 한 것인지, 아니면 시니어 스스로가 자초한 특권 요구에 따른 폐해로 말미암은 것인지 구별을 짓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이러한 활동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고 은밀하게 시행한다고 한다. 소수 시니어의 거친 행동이 다수 시니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시니어에 대한 시각도 호의와 경계가 양립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대응에 대해 시니어는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말고 깊이 있게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시니어는 존중의 대상이어야 한다.’라는 불변의 명제에 도취되어서는 안 될 일이고, 독불장군으로 진격의 거인처럼 활동해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서로 재평가하고, 고칠 점은 개선하고, 예의나 규칙은 따라야 할 것이다. 혼자 은밀하게 예외에 서서 특권을 누리려 애쓰지 말고, 모두 있는 자리에서 부끄러워 말고 당당하게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건전한 시니어 문화가 정착되고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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