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하라
포스트부머의 가치는 스스로가 결정한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 경매는 세간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관심거리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6월경 경매를 통해서 그 기회를 나누고 있다. 경매의 모든 낙찰금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비영리 자선단체인 글라이드 파운데이션(Glide Foundation)에 기부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과 점심을 같이하면서 좋은 정보라도 얻으면 혹시나 나도 성공하는 재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 때문일까? 아니면 좋은 일에 쓰이기 때문에 그저 부담없이 동참하는 것일까? 해마다 낙찰금은 올라간다.
[이미지 출처 : Warren Buffett Power Lunch for Glide Foundation Sold For US $1,680,300.00]
버핏과의 점심은 최대 7명의 지인을 초대하여 진행된다. 하지만 대화 내용은 오래도록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경매에 초대 받았던 친구로부터 그때 나눈 금쪽같은 대화가 흘러나왔다. “너에게만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무섭도록 솔깃한 이야기다. 친구는 워낙 비싼 낙찰금을 낸지라 체면 불구하고 지체 없이 질문의 포문을 열었다고 한다. “워렌 버핏 회장님, 앞으로 투자해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 뭔가요?” 워렌 버핏은 질문을 예상했던지 바로 답변을 하겠다는 신호로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모두들 바싹 긴장하면서 준비해갔던 메모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워렌 버핏은 아주 천천히, 알파벳으로 종목을 불러주었다.
“Y-O-U-R-S-E-L-F”
메모를 하던 참석자들의 펜이 멈추었다. 다들 휘둥그레한 얼굴이었다. 워렌 버핏은 말을 이어갔다. 신념에 찬 목소리로. “바로 당신에게 투자하세요. 당신 자신에게 투자하면 실망시키거나 도망가지 않고 투자금이 중간에 손실되는 일도 없을 뿐더러,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이 이익을100% 다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2011년 버핏과의 점심식사 낙찰가격은 262만 6,411달러, 한화로 약 28억 원이었다. 거액을 주고 들은 대답이라기에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다.하지만 이 답은 진리에 가깝다. 나 자신의 존귀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일화이다.
나에게 투자를 한다면 나는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옳을까?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긍정적인 자애는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신감과 확신을 갖게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주관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세상 밖에서 나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게 나를 객관화하는 것은 자신감의 시도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의 강점을 강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는 시도가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나에게 투자하기 위해 나를 평가하려면 누구와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오롯이 나만 주시하고 가치를 따질 때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도 누릴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던가? 내 불행에 좌절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물론이다. 남의 불행으로 행복해 하지도 말아야 하며, 그저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소소한 감사로 느껴지면 그것이 행복이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질투가 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당신이 행복하면 질투를 당할 것이다.
내 자신의 인생은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다. 당신이 지금 있는 그 자리가 당신에게 꼭 맞는 자리로, 당신은 지금 제대로 있어야 할 곳에 있다. 요즘은 습관적으로 남들과 비교한다. 외모주의(Lookism)가 창궐하면서 대중매체가 앞장서서 비교를 조장하고 주도한다. 이러한 외모주의는 새로운 인종주의(New Racism)가 아닐 수 없다. 인종에 따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학습시킴에도 불구하고 외모주의에 따른 차별은 세월이 갈수록 정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외모주의는 스스로 파멸을 가져오는 악순환의 고리이다. 누구나 미모가 평등해지는 노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비교를 버리는 순간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비교로 시작하면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끌고 갈 수 없다. 중세의 수도승인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an)은 이렇게 말했다. “질투하는 사람은 한 번 죽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가 갈채를 받을 때마다 죽는다.”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라는 생각이 삶 전체를 지배하는 비교주의가 숙명적으로 안고 가야 할 업보라고나 할까.
비교의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겠다면 그 비교의 대상자를 남이 아닌 자신으로 삼아라.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보는 것이다. 과거보다 성장한 대외 관계, 더 현명한 판단을 하는 지혜를 가진 미래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행복지수라는 계산식이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2002년에 발표한 것으로, 이들은 인간이 개인적 특성(P), 생존 조건(E), 자존심 등 고차원 상태(H)를 의미하는 세 가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개인적 특성보다 생존 조건이 5배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가 3배 더 중요하다고 해서 행복지수를 P+(5×E)+(3×H)로 공식화했다. 행복지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항목에 대해서 0에서 10까지 점수를 부여해 식에 대입한다. 만점인 100에 근접할수록 행복도가 높은 것이다.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나는 외향적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편인가? (P)
2) 나는 긍정적이고, 우울하고 침체된 기분에서 비교적 빨리 벗어나며,
스스로 잘 통제하는가? (P)
3) 나는 건강, 돈, 안전, 자유 등 나의 조건에 만족하는가? (E)
4) 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내 일에 몰두하는 편이며,
자신이 세운 기대치를 달성하고 있는가? (H)
그런데 어떻게 하면 행복도를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을 것, 흥미와 취미를 추구할 것, 밀접한 대인 관계를 맺을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것, 현재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 것, 운동하고 휴식할 것 등을 제시하였다. 결국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수치로 계산되어 행복의 정도를 판단한다고 하지만, 사실 100점 행복의 답은 질문 속에 이미 녹아 있다
본 내용은 <어느 날 갑자기 포스트부머가 되었다>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Copyright (c) 김형래, 원주련&한빛비즈
- 작가
- 김형래, 원주련
- 출판
- 한빛비즈
- 발매
- 201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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