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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Press

08.12.15 "모르고 투자"… 펀드에 우는 노인들 - 조선일보

by Retireconomist 200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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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투자"… 펀드에 우는 노인들

 금융회사 부추김에 가입… 분쟁조정 급증60세 이상 금융자산 400兆… "보호 필요"

 발행일 : 2008.12.15 / 종합 A2 면 기고자 :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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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할머니 황모(82)씨는 요즘 펀드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는 은행원 말만 믿고 일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펀드에 3억원을 맡겼는데 1년 6개월 만에 4분의 1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달랑 7000만원만 손에 쥐게 된 황씨는 "안 사 먹고 놀러도 안 가고 안 쓰면서 모은 재산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인구 고령화로 금융상품 소비자 연령층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령(高齡)의 펀드 투자자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이해력과 판단력이 흐려진 고령자들을 부추겨 펀드에 가입하게 만드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난수표 같은 금융상품들

"매 6개월 시점마다…주가가 조기상환 다운배리어 이상이어야 연 10%", "펀더멘털이 우수한 시장에 투자해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운용 성과 목표 추구"….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펀드 상품 설명 중 일부다.
컨설팅업체 시니어파트너즈의 김형래 상무는 "금융상품 설명서는 단어도 어렵고 구조도 복잡해서 젊은 사람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펀드를 판매하는 직원들의 설명에 노인들은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그냥 고개만 끄덕이기 쉽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간에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도장이 찍어지고 서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낯선 금융상품에 잘 모르고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입게 된 고령자들의 민원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분쟁조정 신청 건수 비중은 2006년 1.74%, 2007년 3.86%에서 올 상반기 5.59%로 부쩍 늘어났다.

고령자 피해방지 장치 필요

우리나라 개인 금융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약 1714조원으로, 이 중 60세 이상 노인들이 약 400조원을 소유하고 있다(흥국금융연구소 추정). 시간이 흐를수록 노인층 금융자산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60세 이상 고객 비중은 2006년 9.7%에서 올해 11%로 늘어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령 투자자에게 원금손실 위험성이 있는 상품을 판매할 때의 기준은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

선진국들은 고령자 보호제도 마련

일본은 지난해 고령자 등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상품거래법'을 도입했다. 이후 전체 금융기관의 70% 이상이 70세, 85세 등 특정 연령 기준을 정해놓고 고령자에게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들을 위한 보호 장치가 전무한 상태다.


 
 기고자 :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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